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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비상한 대한민국의 명품 악어백 상표 호미가[Homiga]

슈트름게슈쯔 2012. 6. 20. 11:16

 



“에르메스 만드는 가죽으로 우리도 가방을 만듭니다.”
한국의 아주 조그만 가죽가방 만드는 회사가 유럽을 놀라게 했다.

세계적인 명품 회사도 한국의 작은 기업인 휘권양행의 악어백 가죽 가방 만드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이는 35년 간의 장인정신과 노하우가 만들어 낸 기적이다.

17살때부터 35년간 가방 만을 만들어 온 휘권양행 정윤호 대표는

3년간 50억원을 투자해 세계 유일의 악어가죽백 제작 기술을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일본서 8년간 배운 기술로 한국서 '대박'

 

부친의 가업을 물려받아 17세부터 구두 및 가방 제작에

35년 간 몸 담아온 정윤호 대표는 가방 제작이 곧 인생이다.

같은 업에 종사해 온 백부의 제안으로 지난 1986년 정 대표는 일본으로 건너갔다.

백부의 제자가 운영하는 아카데미를 통해 일본 선진 가방 제작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였다.

일본 아카데미와 소규모 기업에서 8년 이상 기술과 노하우를

정통으로 배운 그는 일본경제 버블 붕괴 시점인 90년대 중반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귀국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한국에서

가방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을 세운 것이 지금의 휘권양행이다.

그는 “일본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공장을 차리라는 조언을 해줬다”며

 “나 역시도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이 자체브랜드 개발보다는 OEM 생산이었다”고 회상했다.

경쟁력 있는 기술을 보유했던 그는 짧은 시간 내 상당한 돈을 벌 수 있었지만 뭔가 허전했다.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했다.

정 대표는 “97년부터 3년간 벌어들인 돈은 거의 40억~50억원 이었다”며

“그럼에도 주문이 끊기는 순간 망할 수 밖에 없는 파리목숨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가 내린 결론은 악어가죽으로 만든 ‘자체 브랜드’의 가방 생산이었다.

 

 

 

 

◇3년간 50억원 날린 뒤 탄생한 자체 브랜드가 '호미가' 이다.

 

“지금까지 벌어온 돈이 바닥날 때 즈음에 비로소 답이 보일 것입니다.”
정 대표가 업계 고수로부터 자체 브랜드 개발과 관련해서 들은 조언이다.

중소업체가 만든 악어가죽 가방의 자체 브랜드가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정 대표는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알아봤지만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결국 그는 스스로 깨우치기로 결정했다.

고수의 말대로 3년간 연구하며

모은 돈이 바닥나 망하기 직전에 비로소 기가 막힌 가방이 탄생했다.

그는 “한 장에 50만원 하는 가죽을 하루에 2~3장,

 많게는 7~8장을 망쳐가며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계산하면 하루에 400만~500만원씩 하루도 빠짐없이 3년간 연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가 가장 괴로운 시기였지만

내가 유일하게 잘 할 수 있는 일이었고

중소기업도 세계 최고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자신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악어백 ‘호미가’다. 이는 스페인어로 ‘일개미’라는 의미 이다.

브랜드 명 탄생 배경도 흥미롭다.

정 대표가 일본에 직접 가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였다.

하라주쿠, 삿포로 에서 일개미라는 의미의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중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스티커를 붙인 단어를 브랜드명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그는 “일개미라는 의미는 나의 인생에 관련된 모든 것과 맞아 떨어진다”며

“죽을 때까지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어 악어가죽 가방을 만드는 자체가 양심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 제품 자체가 고수만 이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어떤 이가 만들더라도 양심이 있다면 좋은 제품이 나온다”며

 “진정한 명품은 브랜드가 아니라 양심”이라고 강조한다.

휘권양행이 다른 고수들의 집단 보다 앞선 점이 한 가지 있다.

세계 최초로 제조방식(악어가죽의 가공방법) 분야 특허를 받은 것이다.

현재 유럽 등 세계 특허도 출원 중에 있다.

 

 

 

◇제작기간만 5일 진정한 명품가방

 

향후 목표는 '세계 TOP브랜드' 이다.

 

가산동에 위치한 휘권양행에 들어서면 보이는 사무실 내의 공장 풍경이 이색적이다.

오전 8시부터 밤까지 공장은 하루 종일 돌아간다.

직원들 사이에서 물감이 묻은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정 대표는 얼핏 보면 영락없는 일반 직원이다.

입사 15년차 조태신(59·남)씨는 “사장님도 우리와 출퇴근 시간이 거의 같다”며

“직원들 중 6시30분 조금 넘어서 출근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휘권양행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입사해 십 수년 간 장인 기술을 익힌 직원이 있는가 하면

50대 이상이 10명이 넘는다.

최연장자는 75세다.

정 대표는 “기술만 있다면 나이는 전혀 상관없다”며

“손으로 일하는 작업이다 보니 오히려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호탕하게 웃는다.

휘권양행 전체 직원은 매장 직원을 포함해 70명으로 공장 내부 직원이 전체의 절반(35명)이다.

1명 당 악어백 1개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5일이다.

진정한 장인들의 손길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제품인 것이다.

가방 한 개 만드는 데 악어가 2마리 반에서 3마리 정도가 사용되며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격대는 700만~800만원대다.

악어가죽 역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그룹의 자회사인

프랑스의 TCIM에서 엄선된 최상급의 가죽 만을 수입해서 사용한다.

한국의 조그만 중소기업 제품을 인정했다는 의미 이다.

정 대표는 “TCIM은 가죽을 제공하며 우리의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는 대신

우리는 그들의 가죽관련 정보를 얻는 등 상부상조 체제를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인정을 받다 보니 일본 수출은 어찌 보면 ‘식은 죽먹기’였다.

휘권양행은 올해 말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세계 최고의 시장이 중국”이라며

“시장 규모는 적어도 1조원 이상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연 매출 70억원을 달성한 정 대표의 향후 목표는 야심차다.

그는 “올해 1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10년 후는 분명히 세계 탑브랜드로 자리매김 하여

연매출 2000억원은 거뜬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기업 인수 요청도 자신 있게 거절할 수 있는 뚝심의 사나이 정대표의 꿈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악어가죽 백을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