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萬物相]

베트남 북부 고산 지역 사파의 흐몽족 여성들 - Hmong women in Sa Pa Region Vietnam

슈트름게슈쯔 2015. 12. 21. 18:20











베트남 북부의 사파는 높은 산위에 위치해 있기에 북부 평야와는 달리 평균온도가 상당히 낮으며

 사계절이 분명한 온대성 기후를 가지고 있다. 

사파에서 하룻밤만 자고 나면 하루에 일 년 사계절을 동시에 경험하게 되는데, 

이것이 여행객들에게 대단한 매력을 주고 있다. 

라오까이에서 차를 타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아름다운 골짜기를 

약 40분 정도 올라가면 사파에 도착한다. 

여행객들은 그렇게 높은 곳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사파의 정상에 이르면 이번엔 북서쪽으로 또 다른 아름다운 골짜기(구릉지)를 내려다보게 된다. 

계곡 사이로 흐르는 맑은 개천과 계단식 논들, 다채로운 소수 민족들의 모습, 

그리고 그들이 사는 전통적인 가옥인 냐성 (Nha San)이 

군데군데 있는 것이 ‘크루베이’의 살아있는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또한 근·현대 프랑스식 건축물과 유럽식 교회당, 

그 앞을 서성대는 한 무리의 고대인들! 

사파야말로 다양한 문화들을 태동시키는 매우 생동감이 있는 문화의 풍경을 담고 있다. 

사파는 세상과 동 떨어진 장소 같으면서도 

세상과 함께 하는 이중적인 성격을 가진 장소이다. 

사파는 20세기 초(1918년)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지로 지배를 하고 있을 당시 

프랑스의 관리에 의해 발견되었다. 

사파의 기후가 좋은 연고로 프랑스가 남쪽엔 달랏 (Da Lat)을, 

북쪽에는 사파 (Sa Pa)를 휴양지로 지정하여 개발하기 시작했다. 

사파가 9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급부상하게 된 이유는 마을 주변에 드넓게 형성된 신비롭고 

스펙터클한 자연경관이 입소문을 통해 외국 여행자들에게 알려지면서부터다.

 또한 형편없던 주변 도로가 업그레이드되고, 잊혀진 

프렌치 스타일의 옛날 호텔들이 개보수를 거쳐 

새롭게 단장한 것도 외국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큰 몫을 했다. 

사파에 올라가려면 4월이나 5월이 가장 좋다. 

조금 늦다면 6월도 괜찮을 것이다. 

가을도 좋은데 가을에는 간혹 가랑비가 내리고, 

겨울에는 흐린 날이 많아 사파여행이 망쳐 질 수 있다. 

아니면 한 여름인 7월 8월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여름에는 비가 자주 내린다. 

물론 장마비가 아니고 잠깐 스쳐 지나가는 비라 상관없다. 

적기(適期)에 사파에 오르면 시시때때로 변화되는 날씨를 만끽하며

 저녁에는 숯불 위에 파는 군고구마, 옥수수, 고치구이, 대나무 밥 등이

 여행객들에게 물씬 낭만을 제공한다. 

특히 교회당 주변에 늘어져 있는 야간 먹거리 시장은 

사파의 경관에서 빠뜨릴 수 없는 또 하나의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파의 겨울철 최저기온은 종종 0℃까지 내려간다. 

이러한 서늘한 날씨는 복숭아나 자두와 같은 과일을 재배하거나 

약재에 쓰이는 화초 등을 가꾸는 데 상당히 유리하다. 

사파를 찾은 상당수의 여행자들은 산악마을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이 먼 곳까지 찾아온다. 

즉 트레킹을 통해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소수민족들이 모여 사는 마을들을 방문하기 위해서이다. 

마을마다 지닌 독특한 문화와 소수민족들의 다채로운 

삶의 방식들을 직접 보고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은 

베트남의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그곳만의 독특한 장점이다.

 짙은 안개 속에서 질퍽한 시골길을 걷다가도 

서너 명 무리를 지어 전통의상을 입고 지나가는 

소수민족들을 마주치게 되면 눈웃음치며 인사를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절로 미소가 나오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사파에는 당일코스부터 1주일 넘는 코스까지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대부분의 짧은 트레킹 코스는 가이드와 함께 

인근 마을들을 둘러보며 시골길을 걷는 것인데 

시골마을에 들러 집안을 둘러볼 기회도 갖게 되고, 

때로는 기대치 못했던 환대를 받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트레킹은 사파 주변 마을에 위치한 실버 폭포, 탁박 (Thac Bac)을 

가로지르는 꺼우마이(Cau May, 구름다리) 등을 둘러보는 일정을 포함한다. 

좀 더 일정이 길고 체력적으로 힘든 코스를 택한다면 

인근의 판시판 산 주변의 고산마을까지 방문하는 트레킹을 선택할 수도 있다. 




















베트남 북부 고산 지역 사파의 흐몽족 여성들 -2015년 




사파는 소수민족 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사파 지역의 가장 대표적인 소수민족은 흐몽 (Hmong) 족과 야오(Dao)족 등이다.

 19세기 중국에서 내려온 흐몽 족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소수민족 중 하나로

 고산지대에 살면서 과일이나 약초 등을 재배하고 

소나 돼지, 닭과 같은 가축을 기르며 생계를 유지한다. 

흐몽 족에는 블랙, 화이트, 레드, 그린, 플라워 등으로 명명된 여러 개의 그룹이 있는데, 

이들은 서로 미묘한 차이를 보이며 각기 다른 관습과 문화를 지니고 있다.

 이들 중에서 특히 블랙 흐몽 족이 일반인들의 눈에 가장 쉽게 식별된다. 

이 그룹의 여성들은 원통 모양의 모자를 쓰고, 각반을 다리에 착용하고 있으며, 

남색으로 염색된 아마포 의상을 즐겨 입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다른 종족보다 더 큰 크기의 은장신구를 몸에 많이 치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와 함께 약 47만 명으로 추정되는 야오 족은 

전통적인 중국 의학 술까지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들 소수민족은 대다수가 매우 가난하지만, 

최근 관광객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생계를 그럭저럭 꾸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엄청나게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영향으로 

이곳의 소수민족들이 고유문화를 잊고 이들이 접촉한 제3세계의 문화를 동경한 채 

조만간 고향을 떠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게다가 사파에서 가장 유명한 풍속중의 하나인 

사랑시장 쩌띤(cho tinh)도 요사이 원래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지역 소수민족 중 하나인 자오족(族) 사이에는 

과거 행해졌던 ‘사랑시장’이라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

그것은 아는 사이든 낯선 사람이든 옛 연인이든 상관 없다. 

토요일 시장에 나와서 함께 노래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이 맞게 되고 한 쌍 한 쌍 떨어져나간다.

  자오족의 사랑시장은 사랑을 사고 파는 시장이 아니다. 

금기를 넘어 자유로운 사랑이 허용되는 시장이다. 

예로 부터 산간 지역에 흩어져 사는 자오족은 장날 사파를 찾았다가 

해가 저물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남녀가 어울려 노래를 부르다 짝을 맞췄다고 한다.

 기혼·미혼 가릴 것 없이 참가했고,

 하룻밤 연애의 결과로 아이가 생기면 

오히려 마을의 경사로 쳤다고 한다. 

특히 처녀에게 아이가 생기면 더 좋아했다 한다. 

왜 이런 풍습이 생겨 유지된 것인가 하면 

산자락 계단논에서 농사를 짓다 보니 자오족은 노동력이 많이 필요했다. 

소수민족 특유의 개방적인 성 관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것은 일종의 생존수단이자 독특한 문화산물인 셈이었다. 

자오족의 사랑시장은 지역에 따라 모습도 조금씩 다르다. 

역시 북부 산간지방인 커우바이 지역에서는 

이뤄지지 못한 옛 사랑의 연인들이 1년에 하루,

 음력 3월 27일에 사랑시장에서 만나 

못다 이룬 사랑의 아픔을 달랜다. 









photo from : Live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