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러스& 파라독스 287

건달의 철학 - 조용헌

그동안 천하를 주유하면서 수많은 건달과 만나 놀아볼 수 있는 인연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니 모두 전생 인연의 소치이다. 시골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리다가 만나기도 하였고, 낯선 여인숙에서 세수하다가, 산길을 걷다가, 또는 어느 이름 모를 식당에서 밥 먹다가 만나기도 하였다. 이 과정에서 건달의 길을 제대로 가려면 철학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첫째는 서울을 떠나야 한다. 돈이 없는 건달이 가장 버티기 어려운 곳이 서울이다. 대도시는 사람이 넘쳐 나므로 사람은 중요하지 않고 물질이 중요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은 초급, 중급 과정을 모두 마친 최상승 건달만이 놀 수 있는 곳이다. 초보 건달은 빨리 서울을 떠야 한다. 둘째는 자연을 가까이해야 한다. 막장에 몰린 인간을 궁극적으로 위로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