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원제 : Paris brûle-t-il?
영어제목 : Is Paris Burning?
1966년 프랑스 영화
감독 : 르네 클레망
음악 : 모리스 자르
출연 : 알랑 들롱, 장 폴 벨몽도, 레슬리 캐론
오손 웰즈, 커크 더글러스, 장 피에르 카셀
게르트 프로베, 피에르 바넥, 브루노 크레머
이브 몽땅, 안소니 퍼킨스, 시몬느 시뇨레
글렌 포드, 로버트 스탁, 조지 차키리스
샤를르 보와이에, 미셀 피콜리 외
'금지된 장난' '목로주점' '태양은 가득히'의 거장 르네 클레망 감독의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는 프랑스, 독일, 미국 등 각국의 배우들이 총 출동하여 만든 호화 캐스트의 전쟁영화이다.
1944년 8월 2차 대적 막바지, 파리를 수성하라는 지시를 내린 히틀러는 수성이 안될 경우 파리 전체를 파괴해 버리라는 황당한 명령을 내립니다. 이 명령을 받고 파리의 사령관으로 들어온 독일장교 콜티스 소장, 그는 어쩔 수 없이 폭파 전문가들을 불러서 파리 곳곳을 파괴할 수 있는 폭파시절을 설치하지만 내심 루블 박물관, 노트르담 사원 같은 오랜 역사의 파리가 폭파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부하장교앞에서는 거침없이 이 작전을 밀어붙이지만 '내가 명령할 때 까지는 폭파하지 마라'라는 다짐을 하기도 한다.
한 편 각지에 흩어져있던 프랑스 레지스탕스들은 연합군의 진격을 앞두고 파리 경찰서를 비롯한 관공서를 장악하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
레지스탕스의 일원인 로제는 무험을 무릅쓰고 연합군을 찾아가 패튼장군을 극적으로 만나고 파리진격을 호소한다.
연합군 장교회의에서 파리의 위기상황을 역설한 로제의 호소에 힘입어 연합군을 드디어 파리로 진격하고 광기에 찬 히틀러는 파리를 당장 불태워 버리라는 명령을 재촉하는데......
비중이 높았던 세 배우
왼쪽부터 피에르 바넥, 알랑 들롱, 브루노 크레머
레지스탕스로 등장한 알랑 들롱과 레슬리 캐론
레슬리 캐론은 뮤지컬이 아니었음에도 꽤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고
오손 웰즈가 비대한 몸을 이끌고 스웨덴 영사 역으로 비중있게 등장한다.
샤를르 보와이에와 피에르 바넥
'나의 청춘 마리안느'의 청춘배우였던 피에르 바넥은 훨씬 성숙한
모습으로 레지스탕스의 일원으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타워링' '서부개척사' 등과 함께 초호화 캐스팅의 대명사격인 영화이다. 배우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영화제작국인 프랑스에서는 당시 최고 인기스타인 알랑 들롱과 장 폴 벨몽도가 함께 출연하며, 시몬느 시뇨레, 미셀 피콜리, 이브 몽땅, 장 피에르 카셀 피에르 바넥, 장 루이 트랑디낭, 샤를르 보와이에 등이 함께 등장하고, 미국배우들은 커크 더글러스 글렌 포드, 안소니 퍼킨스, 레슬리 캐론, 로버트 스탁, 조지 차키리스, 오손 웰즈 등이 등장합니다. 독점적인 주인공이 없는 영화인데,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은 히틀러의 황당한 명령을 받고 파리에 주둔하는 독일군사령관 콜티스 역의 게르트 프로베 라는 독일배우이다.
그는 군인의 냉철함과 인간적인 감성을 함께 보여주는 독일 장교역을 잘 수행하여 보는 관객에게 연민까지 느끼게 하였다.
독일군을 한갓 악날한 나찌가 아니라 명령을 수행하는 군인으로서 내면적 고민을 표현했다는 것이 특색이다.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는 악덕 독일군을 선역 연합군이 쳐부수는 영화가 아니다.
'전쟁'이라는 상황속에서 독일군과 연합군이 벌이는 전투 속에서 파리의 독립을 갈망하는 레지스탕스, 명령을 수행하는 독일군, 독일군에 대항하여 일전을 벌이는 연합군측을 각각 조명하면서 한 도시를 둘러싼 치열한 시가전과 게릴라전, 방어전 등을 긴박감있게 표현한 수작이다. 개개인의 이야기보다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신속하게 진행시켜주는 방식으로 마치 '프랑스판 사상 최대의 작전'이라고 할만한 영화이다.
딱 한 씬에 등장하였지만 패튼장군이라는 거물로 출연한 커크 더글러스
독일군 앞잡이역의 야비한 프랑스인으로 등장한 장 루이 트랑디낭
프랑스 최고의 인기스타 알랑 들롱(맨 오른쪽)과 장 폴 벨몽도(왼쪽 두번째)가
한 화면에 등장하는 역사적 순간
'바람에 쓴 편지'에서 우울한 갑부역으로 열연하였던 로버트 스탁(왼쪽)과
프랑스의 60-70년대 대스타인 장 폴 벨몽도
유명한 배우들은 아주 초단역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고, 제법 비중이 높은 경우도 있다. 커크 더글러스의 경우 단 한씬만 등장하지만 '패튼'이라는 거물로 출연하고
프랑스의 대배우인 시몬느 시뇨레는 바텐으로 아주 단역출연한다.
연합군 장교로 등장하는 글렌 포드는 무게는 꽤 잡지만 출연비중은 적었고, 알랑 들롱, 장 폴 벨몽도 등은 비교적 비중있는 역할이다. 의외로 비중이 높은 배우는 나의 청춘 마리안느의 주인공이었던 피에르 바넥, 목숨을 걸고 연합군을 찾아가 파리진격을 호소하는 레지스탕스 장교로 등장한다.
레지스탕스를 이끄는 리더격으로 브루노 크레머 라는 배우가 역시 비중높게 등장하며, 안소니 퍼킨스, 이브 몽땅 등은 연합군으로 등장하여 활약을 하고 장렬히 전사하는 역할이다.
뮤지컬 스타인 레슬리 캐론이 프랑스 레지스탕스 일원으로 등장하는 것이 이례적인데 남편이 독일군에게 사살되는 것을 지켜보는 비운의 여인이기도 하다.
잡혀가는 남편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다가 울음을 참는 표정연기가 꽤 좋았다.
뮤지컬 배우도 일반 연기를 매우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제법 비중이 높은 역으로는 오손 웰즈도 있는데 독일과 프랑스의 협상을 중재하는 스웨덴 대사역으로 등장한다.
좀 민망한 배역이랄 수 있는 배우는 남과여의 스타 장 루이 트랑디낭.
그는 독일군 앞잡이 노릇을 하며 레지스탕스를 팔아 넘기는 파렴치한 프랑스인으로 단역출연한다.
이렇게 한 명 한 명 유명배우들의 등장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가 있는 영화인데 배우들의 얼굴 보여주기에 급급한 영화가 아니라 충분히 짜임새있는 시나리오와 전개에 의하여 레지스탕스의 활약과 파리해방에 대한 열망을 충분히 담아낸 작품이다.
역시 '본토'의 감독이 연출한 덕을 본 것일까?
특히 출연 배우들도 유명도나 인기도와 관계없이 자신들의 역할을 하고 있어서 배우 서열 신경안쓰고 비중에 따라 출연빈도가 높은 연출을 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 여배우 시몬느 시뇨레가 바텐으로 아주 적은 출연을 하고
안소니 퍼킨스가 연합군측의 중사로 등장한다.
글렌 포드와 로버트 스탁
군인의 복장이 썩 어울리는 글렌 포드. 별로 비중은 없지만 폼은 잘 잡은 출연.
파리로 진격하는 연합군들
파리해방의 환희의 물결
사실상의 주인공 역할을 한 독일 장교역의 게르트 프로베와 그를 체포하는
수훈을 세운 연합군 장교역의 장 피에르 카셀
역사와 유물의 도시 파리가 하마터면 히틀러의 광기에 의해서 산산히 폭파될 수 있었다는 긴박감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라고 빈 전화통에 재촉하는 히틀러의 허망한 음성으로 끝을 맺고 있다.
'파리를 불태워서 독일이 승리할 수 있다면 열번이고 그랬을것이요'라고 말하는 콜티스 사령관의 대사가 인상깊었다.
패망을 뻔히 알면서 총통의 황당한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당시 독일군 장교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집을 나온지 4년되었는데 살아서 돌아가고 싶습니다' 라고
독일군 장교가 말하는 장면은 연민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쨌든 파리는 무사히 보존되었고, 그래서 이 영화도 나올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