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극장

용쟁호투 [Enter the dragon 1973년]

슈트름게슈쯔 2011. 4. 1. 11:19

 

 

 

 

 

 

 

 

 

 

 

 


1973년에 로버트 클루즈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 당대 제일의 액션 배우인 이소룡(브루스 리)가 미국에 건너가 만든 작품으로,

이전에 무성 영화 시절 그린 호넷에 출현한 적이 있지만

주인공으로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미국에서 만든 영화 기준으로)

내용은 외딴 섬에 기거하며 겉으론 3년에 한번 무술 토너먼트를 개최하지만

속으론 마약 제조에 인신매매를 하며 부정을 일삼는 국제 범죄자 한을 체포하기 위한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미국 정보 기간이 소림사에서 무예 수련을 하며 살던 리에게 의뢰를 하는데,

마침 그 한이 여동생의 죽음과 관련이 있으며 소림사가 가르친 도리를 저버린 타락한 무술인이란

사실을 알고 의뢰를 받아들여 그 섬으로 떠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일단 줄거리를 보면 주인공은 리 지만 가만히 보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한 명이 아니다.

빚 독촉에 시달리다가 그냥 다짜고짜 섬으로 간 로퍼가 또 다른 주인공이다.

로퍼나 그의 아프로 머리 흑인 가라데 파이터 윌리엄은 도대체 왜 나왔는지 모를 비중과 존재감을 가지고 있지만

이게 어떻게 보면 미국에서 만든 영화로서 주요 관객층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인의 감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런 입장인지도 모른다.


 

 

 

 

로퍼역의 존 색슨과 짐 켈리

 


일단 이 작품이 미국에서 나왔고 이소룡의 작품 중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건, 미국적 색이 강하기 때문이다.

장르적으로 봐도 무술 영화가 아니라 첩보 영화에 가깝다.

이소룡이 소림사 출신이면서 중국의 정신과 혼을 무예로 승화시켜 권선징악을 펼치는 게 아니라,

마치 007처럼 정보 기관에 의뢰를 받고 섬에 몰래 잠입해 야밤에 타이즈 하나 걸치고 대활약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007적인 해석을 해보자면, 여자 꼬셔서 쿵짝쿵짝 놀다가 악당 보스한테 불려간 이후에도

 끝까지 별 탈 없이 살아남는 부분은 가슴 털 수북한 로퍼가 맡은 것 같고

첩보원으로서 활약을 하고 악당 보스와 최후의 결전을 하는 액션 부분은 리가 맡은 것 같다.

엑스트라를 제외한 주역과 조연은 동양인과 서양인이 거의 반반씩 나온다.

하지만 그 중에 단연 으뜸인 건 주인공 이소룡의 존재감이다.

미국 정서를 위해 등장한 듯 보이는 로퍼 일행은 다른 나라 사람이 볼 때 그다지 메리트가 없지만 어디까지나

이 영화의 주는 이소룡의 화끈한 액션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문제점을 커버할 수 있다.

특유의 괴조음을 내며 날아차고 돌려차고, 봉, 단봉, 쌍절곤 등을 휘두르며 상대의 목을 잡아 꺾고 뛰어 올라 찍고

보통 이소룡 영화에서 나온 모든 액션이 여기서도 다 나온다.

줄거리만 보면 내용이 무지 단순하고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액션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주연이 이소룡이란 사실 하나만으로 영화 자체의 힘이 달라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소룡이 제시한 총이나 특수한 무기를 쓰지 않고 오로지 단련된 육체와 맨 주먹만으로 악당들을 때려눕히며

대 활약하는 액션 히어로는 미국인이 갖고 있는 동양의 신비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쿵후'라는 새로운 아이콘을 만들어낸 것이다.

기존의 액션 영화가 맨손 격투는 그냥 단순히 퍽퍽 치고 날아가는 걸로 끝났다면

용쟁호투로 인해 서양에도 쿵푸가 새로운 아이콘으로 뜨면서

이후의 영화에서도 동양 무술이 들어간 경우가 많아졌다.

이 작품의 악당 보스 미스터 한도 동양인 배우로 나름 인상 깊다.

소림사를 배시한 제자로 국제 범죄자이며,

오른 손이 없어서 손목에 쇠로 된 손, 곰발바닥을 연상시키는 손톱, 칼날을 이어 붙여 만든

포크(?) 따위를 달고 천하의 이소룡 몸에 상처를 내며 싸웠기 때문이다.

이 미스터 한은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가제트의 클로 박사에 영감을 준 것 같다.

매화 철로 만들어진 오른 팔만 나와서 고양이를 쓰다듬다 화를 내는 그 양반 말이다.

 이 작품에서도 미스터 한이 철로 된 손을 숨긴 검은 장갑으로 애완 페르시아 고양이를 쓰다듬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작품의 백미는 누구나 인정하는 거울 방의 대혈전.

사방이 거울로 막혀 있어서 자기 모습과 악당의 모습이 비추는 가운데

숨막히는 사투를 벌이는 게 무척 인상깊은 영화이다.

결론은  이소룡의 첫 번째 미국 데뷔작이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만 시기상으로 그의 유작이 되었다.

이소룡이 동양인 뿐만이 아니라 서양인, 더 나아가 세계적으로 볼 때 전설의 배우로

그 이름을 남긴 건 단연 용쟁호투 이 작품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한국에 한 때 유행했던 싱하형의 얼굴 사진은 이 작품에서 이소룡이 여동생의 원수인 오하라가 쓰러지자

두 발로 폴짝 뛰었다가 콱 내리 찍으면서 짓는 표정을 가져다 붙인 것이다.

그리고 이번 작에서도 역시 성룡은 이소룡에게 봉에 맞아 나가 떨어지는 엑스트라로 출현했다.

정무문에서 성룡이 이소룡에게 맞는 씬을 찍다가 다쳐서

이후로 이소룡이 나름대로 신경 써주어 이런 저런 작품에 같이 출현하게 해주었는데

그래도 맨날 맞는 역이었다니 어쩐지 좀 서글픈 느낌이 든다.

덧붙여 맨 처음 검은 팬티 하나만 입고 심은하 머리를 하고 나와서

 이소룡과 이종 격투기 하다 키락 걸려서 탭 한 선수 역은 홍금보가 맡았다.

 

 

 

 

 

올해는 이소룡이 태어난 지 71주년 되는 해이다.
1940년 11월27일생인 그가 만약 살아 있다면 그는 71세 노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1970, 80년대에 이소룡은 시대의 아이콘이자 영웅이었다.

80년대 초반까지도 국내에서는 이소룡 영화가 상영될 정도로 그의 인기가 대단했었다.
이미 이소룡이 죽은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당시 전국의 2본 동시 상영관에서는

이소룡의 '사망유희'와 '정무문' 등을 열심히 재방영 했었다.

 

 

엽문과 제자 이소룡

 

영춘권의 고수인 엽문은 이소룡이 존경했던 스승이자 중국 무술계의 전설이었다

 

 

그의 영화가 사람들을 열광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그가 배우이기 이전에 진정한 무술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영춘권을 바탕으로  절권도라는 무예를 창안했다.

쿵푸의 각종 유파와 유도 권투 킥복싱 등 온갖 무술의 장점을 따서 개발한 실전무술이 절권도다.
이를 위해 혹독한 훈련으로 강인한 육체를 연마한 이소룡은 영화 속에서 절권도의 위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덕분에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마치 슈퍼맨을 본 것처럼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아니, 그는 실제로 살아있는 슈퍼맨이었다.

로버트 클루즈 감독의 '용쟁호투'(Enter the Dragon, 1973년)는 이소룡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걸작이다.
와이어나 특수 효과 없이 오로지 이소룡의 실제 무술 실력에 의존해 촬영한

이 작품은 이소룡이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며 신기에 가까운 무술 솜씨를 뽐낸다.

홍콩 등 아시아권을 제외한 서양인들은 이 작품으로 이소룡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었다.

이 작품 개봉 3주 전에 이소룡은 서른두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사인은 뇌부종이었다.

그렇게 영웅은 갔고, 그에게 열광한 세상 사람들이 그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미완성 유작인 '사망유희'를 포함해 5편의 작품 뿐이었다.
서양인들은 '용쟁호투' 이후 그에게 반해 거꾸로 이전 작품들인 '당산대형' '정무문' '맹룡과강' 등을 찾았다.

이소룡을 월드 스타로 만든 '용쟁호투'가 블루레이로 국내 출시됐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등장인물들 처럼 옛 추억을 더듬으며 다시 보노라면 이소룡의 팬들은 가슴이 뭉클해질 것이다.
그가 살아 있었더라면, 액션 영화는 물론이고 격투기 세계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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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전설 이소룡. 영어명 브루스 리. 본명은 이진번. 1940년 11월27일생. 1973년 7월20일 몰. 향년 32세.

 

 

 

초반 소림사 장면에 상대로 나온 배우는 홍금보.

 

그 뿐만 아니라 원표도 단역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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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이소룡의 사부인 소림사 주지 역할의 로이 챠오는 배우 겸 비행기 조종사였다.

섬을 위에서 내려다 본 장면은 그가 조종하는 비행기에서 촬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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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피와 강철'이었다. 그러나 이소룡이 워낙 아시아에서 유명해 그의 이름인 '용'을 살려 '용쟁호투'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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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이소룡이 70년대 당시 액션 영화계의 비틀즈 같은 존재였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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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의 상대로 나온 오하라역의 밥 월은 가라데 챔피언이었다.

깨진 진짜 유리병을 든 밥 월을 걷어차다가 이소룡은 손을 베어 네 바늘을 꿰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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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라역의 밥 월에게 회전 킥을 찰 때와 초반 소림사 장면의 공중 회전은 이소룡이 아닌 체조선수가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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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실력을 과신했던 밥 월은 이소룡에게 진짜로 차라고 주문했다.

이소룡은 제대로 옆차기를 했고, 월은 수 미터를 날아가 쓰러졌으며,

뒤에 서있던 단역 중에는 그에게 깔려 팔이 부러지기도 했다.

월은 인터뷰에서 "마치 말의 뒷발질에 차이는 것 같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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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 시합이 열린 섬은 우연히 찾아낸 장소였다.

시합 장소는 테니스 코트장을 개조한 것.

300명의 단역들은 인근 무술도장에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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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색슨과 짐 켈리는 엉성하긴 하지만 가라데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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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 두목인 한을 연기한 석견은 영어가 안돼 외국 배우가 대사를 더빙했다.

그러나 액션 연기는 석견이 직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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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들은 영화 속에서 쌍절곤을 이 작품으로 처음 보았다.

감독은 쌍절곤이 단단한 무기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악당 경비원이

쌍절곤을 빙빙 돌리다가 청동상에 부딪쳐 쨍 소리가 나는 장면을 일부러 찍었다.

이소룡은 그의 제자이자 동료인 필리핀 무술인 댄 이노산토에게 쌍절곤을 배웠으나, 그보다 더 잘 다뤘다.

청출어람이다.

댄 이노산토는 '사망유희'에서 이소룡의 상대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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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를 연기한 볼로 영은 미스터 유니버스에 홍콩 대표로 출연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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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 나오는 뱀은 실제 코브라 이다.

이소룡은 전광석화 같은 손놀림으로 코브라를 잡아 맨 손으로 때려 제작진을 아연실색케 하였다.

물론 독을 빼고 찍었으나 여러 번 재촬영 하면서 이소룡이 뱀을 하도 많이 때려대는 바람에 나중에 손을 물리기도 하였다.

뱀 뿐만 아니라 유리병과 유리창도 특수제작한 소품이 아닌 실제 유리를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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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이 화려한 무술 실력을 뽐내는 지하 마약 공장은 세트다.

잡혀 와서 얼굴에 페인팅을 하고 마약에 취해 웃는 여성들은 홍콩 토플리스 클럽에서 급히 데려온 댄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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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방의 또다른 문제는 폐쇄된 공간의 찜통같은 열기였다.

이소룡은 손에 작은 쇠붙이를 쥐고 거울을 깨는 장면을 찍었다.

거울방 장면은 이소룡의 무술 철학인 "관념의 허상을 깨라"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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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방 장면은 감독과 제작자가 호텔 화장실을 들렸다가 거울이 붙어 있는 복도를 지나면서 영감을 얻었고, 이소룡도 찬성해 찍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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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방 장면은 거울을 통해 나타나는 분절된 영상이 동작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다.

제작진은 거울방에 8,000개의 거울 조각을 붙였다.

특히 거울 장면은 카메라나 제작진이 거울에 보일 수 있어 촬영이 까다롭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진은 카메라를 숨기는 거울로 덮인 상자를 만들고 여기에 렌즈만 보일 정도로 작은 구멍을 뚫어 촬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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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음악도 좋다. 주제곡은 '미션 임파서블' 음악을 만든 랄로 쉬프린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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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나중에 이름을 떨치는 스타들이 무명 시절 단역으로 출연했다.

이 장면에 나온 악당은 성룡이다.

그 역시 이소룡을 우러러본 배우였다.


 

 

 

 

 

영화 '용쟁호투'(龍爭虎鬪.Enter The Dragon)에서 이소룡과 호흡을 맞췄던

 

홍콩의 액션 배우 석견은 2009년 향년 96세의 나이로 별세

 

 

1940년 영화계에 데뷔한 석견은 350편의 쿵후 액션영화에 출연하며

황비홍 시리즈의 악당 역할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1973년 로버트 클루즈 감독의 '용쟁호투'에서는

이소룡과 함께 출연, 갱단 보스 '한'이라는 악역으로 전 세계에 유명세를 떨쳤다.
배우 양조위도 석견의 영화를 보면서 자랐다.

그는 내가 정말 존경하는 배우였다"며 슬퍼했다고 한다.

 

 

 

 

 

 

 

 

 

 

 

 

 

 

 

 

 

 

 

 

 Jim Kelly 이소룡 용쟁호투 출연배우 짐 켈리


 

 

 

 

 1974년 7월 마산 시민극장 개봉 

   1974년 8월 마산 태양극장 재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