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극장

섬 - The Isle 2000

슈트름게슈쯔 2015. 12. 5. 14:32














섬 - 2000년 


감독 - 김기덕 


출연- 서정,김유석,장항선,조재현,서원,손민석,한다현,최희경,전선화









저수지의 낚시터 낚시 가게 주인인 희진(서정)은 낚시꾼들에게 

커피나 라면과 술안주등 먹을 것들을 팔고 

가끔은 그들에게 몸을 팔며 살아가는 여성이다.

그런데 저수지의 낚시터 가게를 지키는 개가 유일한 벗이었던 

희진이라는 여성 앞에 전직 경찰 현식(김유석)이 나타난다. 

그는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진 자기의 애인을 살해한 후 

자살을 하기 위해 낚시터로 숨어든 것이었다.

 희진은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운 현식을 관찰하면서 그의 자살을 제지시키려고 한다. 

두 사람은 미묘한 교감을 느끼지만 그들이 만난 장소인 낚시터에 은신 중이던

 어떤 범죄자가 추적을 해온 경찰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는 일이 일어난다. 

현식은 불안감으로 낚시 바늘을 삼켜 자해를 하고 희진은 그를 구한 후 섹스를 통해 그의 고통을 치유한다. 

  그 날 이후 희진은 현식에게 집착을 보이고 그녀의 사랑과 고립감을 견디지 못한 현식은 낚시터를 떠나려 한다.

김기덕 감독의 2000년 작품인 섬은 영화의 배경을 바다가 아닌 민물 저수지의 가운데에

섬과 비슷한 형태로 설치해놓은 뗏목 방갈로를 두사람만의 섬으로 인용했다.  

영화 섬에서 가장 엽기적이고도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낚시로 잡힌 향어를 물밖으로 끌어올려 칼로 살을 도려낸 다음 

저수지로 다시 던져지는 장면과 낚시 바늘을 삼킨 사람이 

물밖으로 끌어 올려지는 장면일 것이다.

배우 장항선씨는 중년 남자 낚시꾼역으로 뗏목 방갈로위에서 바로 잡은 향어를 

칼로 몸통 좌우의 살덩이를 도려내어 회를 떠서 먹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는 잔인하게도 향어 몸통의 좌우 살을 도려낸 뒤 

대가리와 지느러미만 남은 향어를 그대로  저수지에 던져 버린다.

그  향어는 마지막 몸부림의 헤엄을 치며 방갈로를 떠나 저수지로 나아간다.

그 장면을 방갈로에 앉아서 보던 여성은 향어를 잉어로 착각하여

잉어도 회를 먹어? 라고 말하지만   

중년남자역의 장항선에게 회를 한입받아 먹은후 

잔인하게도 살덩이들이 도려내진 향어의 느린 몸부림을 신기하다고 소리친다.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미리 물속에 넣고 밖으로 꺼집어낸 민물고기는 

토종 잉어가 아니라 향어로 부르는 이스라엘 잉어(Cyprinus carpio)이다.

그런데 그 향어가 얼마뒤 현석의 낚시에 물려 다시 물밖으로 끌어 올려진다.

그것은 생태적으로 너무나 현실성과 동떨어진 장면으로서 

섬 영화의 부분적 반전의 묘미를 구사하기 위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반전 영화스타일로  약간 가미한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장면은 낚시바늘에 비하면 그리 잔인한 장면이 아니다.

 영화 섬에서는 낚시 바늘이 그 무엇보다도 인간에게 살울 에이는 고통으로 

소름이 끼치도록 무시무시하게 사용될수도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인생의 벼랑 끝에 다다른 상황에서 심적으로 대단히 고통스러워하던 현식은 

낚시 바늘들을 삼켜서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가 만난 여자 희정은 그에 못지않은 엽기적인 방식으로 

낚싯대를 이용하여 마치 바다의 보트 낚시에서 

대형 물고기를 뱃전으로 끌어올리듯 그를 잡아당긴다. 

그 장면은 심장이 약한 영화팬들이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장면이지만 

바로 그 장면이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압권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이 작품이 단순히 선정적이고 

엽기적인 영화로만 인상이 남는 영화는 결코 아니었다.

그것은 영화속 주인공들의 사도마조히즘·(Sadomasochism)적 행동들이 

중국 영화 [색계]만큼이나 주인공의 심리와 감정에 바탕을 두고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연 배우들인 김유석과 서정에게 주어진 대사는 별로 없다.

영화속의 대사들은 대부분 조연들에게 주어졌다.

주연 배우들은 행동과 얼굴의 표정등을 통해 그들의

머릿속에서 인지하는 것들을 차분히 암시해 준다.

서정은 거의 말이 없는 캐릭터 이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김유석은 내부에서 조용히 끓고 있는 자기혐오를 과시 없이 드러내며 보여준다.

영화 섬은 김기덕 감독의 작품답게 언제나 사바세계에서 인간의 성적 욕망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사실적이고 적나라하게 연출하여 

충격적인 형태로 관객의 가슴에 와 닿게 만든다.

섬 영화의 촬영지는 경기도 안성시 고삼면 월향리에 위치해 있는 

 약 94만평 규모로 대단히 넓은 호수같은 고삼저수지이다.




photo from : 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