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원(免爰)
1,
有免爰爰
雉離于羅(유토원원 치리우라)
토끼는
깡충깡충 뛰놀고
꿩만
그물에 걸렸구나!
我生之初
尙無爲(아생지초 상무위)
내가 갓 태어났을 때에는
아무런
근심 걱정 없었으나
我生之後
逢此百罹(아생지후 봉비백이)
내가
장성한 지금은
온갖
근심 걱정 만났으니
尙寐無吪(상매우질)
차라리
잠들어 깨지 말았으면 좋았을텐데
비(比)다. 토끼의 성질은 음험하고 교활하다. 원원(爰爰)은 느리다는 뜻이다.
꿩의 성질은 바르고 강직하다. 리(離)는 걸림이요,
라(羅)는 그물이고,
상(尙)은 ‘오히려’라는 뜻이고
이(罹)는 근심함이다.
질(吪)은 움직임이다
주나라 왕실이 동쪽으로 옮겨진 후에 점점 쇠약해져 제후가 배반하니
군자가 사는 것에 흥미를 잃고 이 시를 지었다.
군자와 소인이 번갈아 가며 세상에 나아가고 물러가는 이치는
세상에 도가 성하느냐 쇠하느냐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이다.
당시 개탄할만 일이 있었으니 그물을 친 목적은
원래 토끼를 잡기 위함인데
교활하고 음험한 토끼는 오히려 그물을 피해가고
올곧은 꿩만 그물에 걸린 경우는
마치 소인은 나라를 어지럽히고도
도리어 교활한 술책으로 벌을 면하고
허물없는 군자는 충성과 강직함으로 화를 입은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소인이 뜻을 얻으면 천하가 어지럽게 되니
내가 처음에 세상에 나올 때는
선왕의 덕이 다 없어지지 않아
충성스럽고 강직한 군자가 상등의 상을 받고
교활한 소인배들은 벌을 받아
죽임을 당해 천하가 무사하더니
어찌하여 후에는 어려움을 만나
온갖 근심이 떨기처럼 모이기만 하는가?
내가 소인배들의 교활한 계교를 쓰려고 한다면
천하의 의론(議論)이 두렵고
군자의 충성과 강직함을 실천한다면
지금의 화를 벗어날 수 없어
꼼짝없이 죽기를 바랄뿐이다.
대저 비록 살아도 스스로 서지 못하니
과연 사는데 무슨 락이 있겠는가?
군자가 죽는 것으로 편한함을 삼을 것을 생각하니
위 사람이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도록 했는가?
2,
有免爰爰
雉離于罦(유토원원 치리우부)
토끼는
깡충깡충 뛰놀고
꿩만
그물에 걸렸구나!
我生之初
尙無造(아생지초 상무조)
내가 갓 태어 났을 때는
아무
일도 없었으나
我生之後
逢此百憂(아생지후 봉비백우)
장성한
지금은
백가지
근심걱정 만났다.
尙寐無覺(상매무각)
차라리
잠에서 깨어나지 말았으면
비(比)다.
부(罦)는 복거(覆車)로 수레를 덮는 큰 그물이니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조(造)는 위(爲)와 통한다.
각(覺)은 깨달음이다.
3,
有免爰爰
雉離于罿(유토원원 치리우동)
토끼는
깡충깡충 뛰노는데
꿩만
쇠그물에 걸렸구나!
我生之初
尙無庸(아생지초 상무용)
내가 갓 태어났을 때는
아무런
근심걱정 없었으나
我生之後
逢此百凶(아생지후 봉비백흉)
내가
장성한 지금은 온갖 흉한 일 만났으니
尙寐無聰(상매무총)
차라리
잠들어 아무 것도 듣지 않게 되었으면
비(比)다.
동(罿)은 새그물이니 바로 부(罦)와 같다.
혹자는 “ 수레 위에 펴는 그물이다.”라고 했다.
용(庸)은 씀이다.
총(聰)은 들음이니,
들을 수
없다면 또한 죽은 것과 같다.
- 중국 주나라 몰락 귀족의 신세 한탄시
photo from : tupian.baike.com
'문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안석의 전립과 이조년의 전립 (0) | 2017.03.18 |
---|---|
꿈속의 서점 - Book of dreams (0) | 2016.10.22 |
금오신화(金鰲新話)-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 김시습(金時習) (0) | 2016.01.16 |
글을 쓴다는 것 - 김태길(金泰吉) (0) | 2015.11.08 |
자경문(自警文)-이율곡(李栗谷) (0) | 2015.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