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라

V2 폭파대작전과 창원고 김경일

슈트름게슈쯔 2017. 7. 18. 01:42
















1970년대의 대한민국 극장주들은 군사독재 정권 체제의 문화적 뒷그림자에 메인채 

중,고 대학생들의 단체 영화관람이  극장의 수입원에 

한몫 톡톡한 돈벌이가 되었던 시대가 있었다.

격동기 1970년대 소득 수준의 증대로 각 가정마다  TV의 보급을 거쳐 

1979년 10월 삼성전자의 첫 국산 VCR 출시 이후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80~90년대 비디오 가게들이 전국 동네 곳곳에 들어서면서 극장의 경기는 

예전보다 못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20여년후 전국의 중,소극장들은 

 CGV나 롯데시네마와 같은 대형 멀티플렉스의 파상공격으로 문을 닫게 되었다.

1979년부터 1980년 초반기의 영화 관람료는 2500원 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단체 영화 관람료는 500원이었다.

그것은 박리다매식의 상슬이었지만 마산 시내의 각 남녀 중학교,남녀 고등학교,대학교등의 

인구를 매회 극장에서 대량으로 받아들일수 있었기에 오락거리가 그리 많지 않았던 시절이라 

극장주들은 단체관람 기간동안 그야말로 이순신 장군이 그려진 500권 지폐를 하루에 

몇가마니 정도 분량의 뭉칫돈을 벌어들이곤 했었다.



창원고 시절 학생들이 보았던 단체 관람가 영화는 대략 다음과 같다.



            1979년 3월[3.15회관] V2 폭파대작전

                1979년 4월 [3.15 회관] 로미오와 줄리엣

            1979년 5월[중앙극장] 지옥의 특전대

  1979년 6월[강남극장] 부활

     1979년 7월 [강남극장] 황토기

           1979년 9월 [중앙극장] 12인의 무사

          1979년 10월 [3.15 회관] 파비안느

                   1979년 11월 [중앙극장] 하노버 스트리트 

               1979년 12월 [중앙극장]지그프리드   

           1980년 2월[중앙극장] 대열차강도 

         1980년 3월 [강남극장] 페세이지

       1980년 4월[3.15 회관] 남과여

            1980년 5월[시민극장]메인 이벤트

     1980년 6월 [시민극장]벤 허

                   1980년 7월[시민극장] 에스케이프 아테네

       1980년 8월[시민극장]체이사

            1980년 9월[시민극장]파울 플레이

               1980년 10월[3.15회관] 7인의 사자들

               1980년 11월 [중앙극장] 승리의 탈출

       1981년 2월 [시민극장] 썬번 

           1981년 3월[시민극장]샤키 머신

       1981년 4월[중앙극장]귀타귀

           1981년 5월[3.15회관]그로잉업

                1981년 6월 [시민극장]007 문레이커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1달정도가 되던 날 1학년 4번의 담임 선생 강문도는 

학생들이 그날 수업을 마친 종례시간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은 본교 학생들 단체 영화관람이 있습니다.

장소는 마산 3.15 회관이고 영화 제목은  V2 폭파 대작전입니다.

그러자 그 소리에 학생들은 일제히 환호성를 질렀다.

그러나  그러한 발표에도 몇몇 학생들은 고개를 숙이며 약간 겸연쩍은 입장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바로 전날 1학년 4반의  성호68 출신 서동수,김광수와 

동중학교 출신의 안희포,이수재,이성환,김경일등은 

일반 영화 요금 2500원을 지불하고 3.15회관에서 

V2 폭파 대작전이라는 영화를 관람 했던 것이다.


단체 관람 500원 이라는 말에 김경일은 

어제 지불했던 2500원의 극장 일반요금이 아까워 

강문도 선생에게 "어제보면 안 됩니꺼" 라는 질문 아닌 질문으로 소리를 질럿다. 

그 소리에 반 친구들은 왁자지껄 한바탕 웃으면서 김경일을 쳐다 보았다.

강문도 선생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지긋이 눈살을 찌푸리며

 김경일을 쳐다 보더니 손가락질을 하며  이리나와 새끼야 ! 라고 했다. 

그리고 선생의 호출에 쫄아서

 마치 오줌을 누는둣 고개를 약간숙이고 

두손을 소변보는 자세를 하며 교실 앞으로 걸어 나온

 김경일은 머리통에 꿀밤 한대를 쥐어박혔다.


어제 그 영화를 본 학생둘중 V2 폭파 대작전을 봤지만 

같은반 친구들과 어울려 또 보러간 학생도 있었다.

그 학생은 3.15회관에서 그 영화를 단체관람까지

 무려 다섯번이나 보러 갔던 것이다.

김경일은 1학년 4반에서 대단히 유머가 넘치는 학생이자 

입담의 순발력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한번은 정치경제 과목의 수업 시간에  신창수선생은 

학급 전체 학생들에게 과거 1960년대 몇날 몇일은 무슨 요일이었지 ? 라는 

과거 날짜와 요일을 계산하는 수학문제를 던졌다.

이에 학생들이 바로 정답을 찾지 못하고 웅성거리자 뒷자리에 있던 

김경일은 목청을 높여 일요일 이라고 바로 대답했다.

그 소리에 교실안은 학생들의 웃음바다로 변했다.

김경일은 바로 1학년 4반의 웃음메이커이자 유머의 전령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