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스페셜

옛날에는 두부가 희었다고 하지요 ?

슈트름게슈쯔 2010. 6. 4. 12:55

 

 

 

 

 

                                                          두부

 

일반적으로 식탁에서 흔히 접할수 있는 두부는 그 조리 방법 또한 매우 다양하여 두부를 이용한 요리만도 100여 가지가 넘는다.

그러한 두부가 한국인에게 비쳐지는 흰색의  이미지는 나쁜 액운을 막는 액막이의 역할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죗값을 치르고 교도소를 갓 출소한 자와 경범죄로 인하여 유치장에서 막 나온 이들을 맞이하는 가족이나 친지들은 꼭 흰 생두부를 사서 먹인다.

이러한 미신적인 의식은 언제부터 시작되어 이제껏 항간에 내려온 풍속도인지는 모르나 그것은 출소자에게 다시금 범죄와 나쁜일에 다시는 물들지 말라는 액막이 의식이라 할수 있다.  

 

 

 

 

                                          검은콩 300g으로 만든 두부

 

 

 

                                                      검은콩 생두부 

 

 

 

 

그랬다지요란 단어를 듣다 보면 가끔 국민학교 2학년 겨울 방학책속에 있었던 내용을 떠올리게 만든다.

1970년대 반공이 국가의 이념이던 때에 국민학교의 방학책에도 예외없이 반공 교육을 고취시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그것은 어느 북한 어린이와 할머니의 두부에 대한 대화였었다.

 

오늘은 명수가 한달에 한번씩 당에서 주는 두부를 배급받는 날이다.

북한의 두부는 색깔이 희지 않고 까맣다.

 

그 이유는 콩을 갈아 처음 만든 흰색의 좋은 두부는 당원들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찌꺼기로 만든 시커먼 두부만을  배급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릴때 부터 검은색의 두부만을 보아왔던 명수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 

 

옛날에는 두부가 희었다고 하지요?

 

 

그래 명수야

 

옛날에는 두부가 희었단다.

 

 

위의 내용은 1971년 그 당시 국민학교 저학년 방학책에 등재된 대단히 왜곡된 글이었다.

즉 당시 문교부에서는 대한민국 어린이들에게 반공 고취 교육에 너무나 열을 올린 가운데 소설과 같이 그럴싸하게 지어낸 북한 동포 생활의 일면을 보여주는 이야기 자체를 대단히 비과학적이고 과장된 내용을 그대로 올려 버린것이었다.  

 

 

 

 

 

콩을 물에 불려 갈아낸뒤 삶은후 간수(염화칼슘,염화 마그네슘,황화마그네슘)를 넣고 응고시켜 찌꺼기를 분리하여 만든 고단백 식품인 두부는 동아시아는 물론 서양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여러곳에서 만들어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보통 콩을 재료로 두부를 제조한후 남은 여분의 찌꺼기를 모아 다져 놓은것을 비지라고 한다.

땅콩으로 두부를 제조할수도 있고 약리작용이 뛰어나며 가격이 비싼 검은 약콩으로 두부를 만들수도 있다.

항암 효과가 뛰어난 검은 약콩으로 두부를 만들면 그 색깔이 약간 거무스럼하게 만들어진다.

서목태,쥐눈이콩으로 알려진 한국의 토종 약콩인 검은콩은 6.25 동란 이후 근 몇 십년 동안 일반 시중에서 잘 볼수가 없었다.

하지만 십수년전 전국 방방곳곳의 시골 장터를 돌아 다니며 한국 토종 약콩을 찾아내었던 어떤이는 그것을 구입한뒤 수차례에 걸쳐 시행 착오의 재배를 거친뒤 마침내 지리산밑 함양에서 무농약 유황농법으로 대량 생산케 되었다. 

일반콩으로 두부를 제조한후 남는 콩비지의 색깔 또한 검을수가 없다.

비지 또한 간간이 들어있는 꽁껍질의 색깔을 제외하면 거의 흰색에 가깝다. 

그런데 당시 1970년도 초의 국민학교 방학책에서는 북한 체체에 대해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에게 반공 교육을 철저히 고취시킬 목적으로 일찌기 저학년들의 방학책에 어린이들의 동심을 향해 과학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사항을 넣어 놓았던 것이었다.

세월이 몇년 흐른후 국민학교 5학년때 필자는 서울 화곡동의 두부공장을 견학할 기회가 있었다.

국민학교 2학년 방학책의 까만 두부에 얽힌 그 내용이 떠올라 그곳의 공장장에게 색깔이 까만 두부가 만들어질수 있느냐고 질문을 했었다.

그러자 그 두부 공장장왈 미친소리도 유분수지 어떻게 두부가 까맣게 만들어질수 있느냐고 도리어 핀잔만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