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야기

아침마다 거울을 볼수 없었던 순우경

슈트름게슈쯔 2011. 9. 20. 10:37

 

 

 

삼국지연의에서의 순운경은 무능하고 난폭한 인물로 등장한다.

물론 난폭한 성격으로 술을 좋아하여 부하에게 강폭한 매질을 한후

어처구니 없이 부하에게 살해당한 장비와 비교하면

순우경 정도는 별로 큰 인물의 범주에 속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금주령을 부하들에게 내린후

군심이 동요하자 어쩔수 없이 금주령을 풀고 술을 마시고 대취한 상태에서

부하인 송헌과 위속의 배신으로 곤드레 만드레가 된 상태에서 포박당하여 조조앞에

바쳐젼후 그대로 최후를 맞이한 여포같은자도 결국 술때문에 그 종말을 그르쳤다.  

 

삼국지연의에서 원소는 조조에 비해 압도적인 군대를 가진데다

조조의 군량이 바닥나 버렸다는 절호의 호기까지 잡게 되지만

우세에 자만하여 태만하게 미적거리기만 하다가 군량고인

오소를 급습당하는 바람에 오히려 역전당하여 지고 만다.

 

이 패배 과정에서 제일 한심하게 그려지는 것이 바로 그 오소의 군량고를 지키던 순우경이다.

 매양 술을 좋아하여 기습 등에 유의하라는 주변의 조언에도 아랑곳없이 노상 술만 퍼마시며

게으르게 앉아있다 보니 경계태세가 엉망이 되어버려서,

수적으로는 훨씬 적은 조조군의 기습에 대혼란에 빠져 오소를 날려먹게 된다.

 

원군으로 파견되었던 장기 역시 상황은 다를 바 없었던 것이, 어서 가서 구원해 주라고 했건만

느긋하게 미적거리다가 일 다 끝난 뒤에야 도착해서는, 있을 리 없다고 생각되는

조조군과 마주쳐서 대혼란, 결국 뭐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격파되는 추태를 연출하고 만다.

 

나아가서는 조조군의 수 배에 달하던 원소의 대군 전체가

오소 함락이라는 사건에 놀라 대혼란에 빠져서 완전히 궤멸당하고 만다.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다가 혼란에 빠져버린 꼴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후세 사람들은

아무런 예상이나 대비를 하고 있지 못하다가 느닷없이 벌어진 일에 혼란에 빠지는 것을 가리킬 때 

 

 

[순우경과 장기두기]라고 비유한다.

 나아가 원소군 전체가 게으르고 미적거리기만 하다가 혼란에 빠져

조조군에게 박살나서 원소군 전체를 말아먹게 된 위의 경우에 종종 비유한다.

 

이말이 바로 태지이혼이다.

참고로 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이 아닌 ......

 

 

태지이혼(怠遲而混)

 

-게으르고 미적대다가 혼란되다-

 

 

술을 좋아한 순우경은 매일 연회를 열어 술을 마시며 임무를 소홀히 하였다.

조조는 순우경을 잡아 귀 · 코 · 손을 베어 말의 등에 실은 뒤 원소에게 보냈고,

살아남은 병사로부터 상황을 전해들은 원소는 격노하여 순우경을 잡아 죽였다.

 

 

순우 경(淳于 瓊, ? ~ 200년)은 중국 후한말의 무장으로,

자는 중간(仲簡)이며 예주(豫州) 영천군(潁川郡) 사람이다.

 

 

순우경은 영제(靈帝) 대에 서원팔교위(西園八校尉)의 한 사람으로, 우교위(右校尉)였다.

영제가 죽은 후에는 소제(少帝)를 섬겼으나, 동탁(董卓)의 전횡이 시작되자 원소(袁紹)를 따라가 그를 섬겼다.

흥평(興平) 2년(195년)감군(監軍 : 원소군 내의 총사령관에 해당)

 모사 저수(沮授)가 헌제(獻帝)를 영접할 것을 원소에게 주장하였으나

순우경은 모사 곽도(郭圖)와 함께 이에 반대하였으나 원소는 이를 듣지 않았다.

건안(建安) 4년(199년), 곽도는 감군의 권한이 지나치게 크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를 옳게 여긴 원소는 감군을 폐지하고 순우경 · 저수 · 곽도를 도독(都督)에 임명하여 권한을 나누었다.

 

 

관도대전

건안 5년(200년) 관도대전(官渡大戰)이 시작되어 순우경은

백마(白馬)에 주둔한 동군태수(東郡太守) 유연(劉延)을 곽도 ,안량(顔良)과 함께 공격하였으나,

조조(曹操)에 의해 안량과 문추(文醜)가 전사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였다.

같은 해 10월, 순우경은 군량 수송 임무를 맡아 독장(督將) 휴원진(眭元進) ·

기독(騎督) 한거자(韓莒子) · 여위황(呂威璜) · 조예(趙叡) 등과 함께 오소(烏巢)에 주둔하였다.

그러나 방비는 허술하였고, 원소의 모사 허유(許攸)가 조조에게 이 사실을 밀고하였다.

 

이에 조조는 오소를 급습하였으며, 당시 잠을 자고 있던 순우경은 조조에게 오소를 잃었다.

조조는 순우경을 생포하여 코를 베었으나, 순우경은 죽지 않았다.

 

이후 조조는 사졸 8천여 명을 죽이고, 마소의 혀와 입술을 베어 이를 원소에게 보냈다.

 

밤이 되고, 조조는 순우경을 불러 그에게 말하였다.

 

어쩌다 이런 꼴이 되었소?

 

순우경이 대답하였다.

 

이기고 지는 것은 하늘의 뜻에 달린 것인데,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소!

 

조조는 순우경을 살리고 싶어하였으나, 허유가 조조에게 말하였다.

 

아침에 거울을 볼 때마다 (당신을)원망함이 나날이 더해질 것입니다.

 

 

이에 조조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죽였다.

 

 

삼국지연의를 여러번 보다보면 10대나 20대 30대 40대에 느끼는 감정이

각각 다르게 다가온다.

10대나 20대에는 그야말로 수많은 영웅들의 무용과 지략에 감동하지만

40대에는 불혹의 나이에 비추어 자신 자신의 언행을 다시 한번 추스리며

 중년기에 걸맞는 조심성을 일깨우게 한다.

 

순우경의 예를 들어 보자면 술이 부른 결과가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는지

고전의 온고지신을 다시한번 상기해볼수 있다.

 

현 사회에서도 여느 각종 모임에 참석하여  한 순간 들뜬 분위기에 편승되어

자기 자신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고 술로 인한 예절의 망각으로

뒷일을 수습못할 정도로 망신당하는 허다한 예를 보기도 한다.

 

삼국지연의를 읽다가 코와 귀를 잘린 순우경을 보면 폭소를 금치못한다.

사실 코와 귀가 잘린 남자가 제 아무리 미남이라 한다고 해도 뭐가 볼게 있겠는가.

 

여성들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로 볼수 있다.

 

남성들은 술에 약한 측면이 있지만 여성들은 질투와 시기에 약하다.

질투와 시기는 주위에 소문으로 널리 퍼진다.

이는 숨기고 숨긴 사향도 결코 그 냄새를 감출수 없이 여러곳으로 퍼지듯이

여성 또한 자기자신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면 소문이라는 형태로

코와 귀가 베인 순운경의 모습과 매반 같은 입장을

보여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