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세계

바다의 늑대라는 별명을 가진 바라쿠다 [Baracuda Nickname is Sea Wolf]

슈트름게슈쯔 2011. 12. 22. 15:12

 

 

바라쿠다는 농어목 꼬치고기과의 육식성 어류이다.

이빨이 대단히 날카로운 이 물고기는

바닷속에서 아주 천천히 움직이다가도 먹잇감을 보면

갑자기 시속 40~50km/h의 엄청난 속력으로 헤엄쳐 먹이를 나꿔 챈다.

그래서 몸집이 큰 그레이트 바라쿠다의 별명은 바다의 늑대로 불린다. 

 

 

 

원형 소용돌이 모양으로 무리 지은 바라쿠다 - 태평양 비스마르크 제도

 

 

 

말레이시아 Sipadan 섬의 바라쿠다

 

 

 

태평양 팔라우 군도의 바라쿠다

 

 

강한 조류를 거슬러 조용히 그리고 느리게 움직이면서 때로는

행군 대열을, 때로는 둥근 소용돌이를 만들고, 때로는 갈라졌다가 다시 뭉치기도 하는

수 천 마리가 넘는 거대한 바라쿠다(Barracuda) 무리의 소리없는 군무는

다이버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장엄한 수중 파노라마이다.

특히 소용돌이 치며 돌아가는 바라쿠다의 무리 중심으로 들어가 1m는 족히 될 것 같은

길쭉한 몸매의 대물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때는 어지럽다 못해 아찔함까지 느껴진다.

 

가까이서 이들의 얼굴을 쳐다 보면 왠지 섬찟함도 느껴진다.

윗턱보다 길게 튀어나온 아랫턱으로 인해 더욱 공격적으로 보이는 인상에 가끔 입이라도 벌리는 놈이 있을라치면

드러나는 무수한 날카로운 이빨들….

수많은 눈들이 모두 나를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갑자기 간담이 서늘해지기도 한다.

혹시 이놈들의 숨겨진 공격성이 드러나 달려들기라도 한다면….

바라쿠다는 다이버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해양동물들 중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물고기일 것이다.

특히 수 천 마리씩 무리지어 군무를 펼치는 바라쿠다 떼는 단연 다이버들을 압도한다.

무리 짓는 바라쿠다는 말레이시아 시파단(Sipadan) 섬을 비롯해서

해외의 다른 유명 다이빙 사이트들에서도 만날 수 있다.

물론 크기가 다를 수도 있고, 모양도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어떤 경우에는 혼자서 외롭게 돌아다니는 덩치 큰 바라쿠다를 만날 때도 있다.

스쿠바 다이버들이 블럭버스터(blockbuster)로 여기는 바라쿠다!

과연 이들의 내막은 무엇인가?

바라쿠다의 종류와 생태를 비롯한 모든 것을 자세히 한 번 알아보자.

 

바라쿠다의 종류

바라쿠다는 농어 목(Order Perciformes) 꼬치고기 과(Family Sphyraenidae)에 속한다.

꼬치고기 과의 어류들은 대체로 몸이 길고, 입이 크고 길쭉하며, 뾰족한 이빨이 있고,

 등지느러미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으며, 꼬리지느러미는 중후반 위치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바라쿠다를 뜻하는 학명인 스피라에나(Sphyraena)는 망치(hammer)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온 것이다.

바라쿠다의 머리가 지질학자들이 사용하는 뾰족한 쇠망치와 유사하다고 해서

유래된 것이지만 보기에는 망치 모양이 아니다. 


흔히 알고 있는 망치상어(Hammer head shark, Sphryna)도 비슷한

그리스 어원의 이름을 갖고 있는데 이들은 정말 목수들이 사용하는 망치를 닮은 머리가 있어서 현실감이 든다.
바라쿠다의 화석은 5,000 만년 전의 신생대 제3기 에오세(Eocene epoch)에서 발견되었는데

어류들의 화석들이 주로 고생대부터 출현하기 시작했던 것을 보면 좀 늦은 편이다.

현생 바라쿠다들은 주로 열대 및 아열대 바다에서 발견되는데 세계적으로 20여 종이 있으며

한국에서도 애꼬치(Japanese barracuda, Sphyraena japonica),

창꼬치(Blunt barracuda, Sphyraena obtusata), 꼬치고기(Red barracuda, Sphyraena pinguis) 등

 3 종류가 발견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의 꼬치고기들은 최대 크기가 30cm~40cm 정도로 작아서

 열대의 바라쿠다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보통 다이버들이 말레이시아 시파단이나 필리핀 등의 동남아시아 열대바다에서

주로 만나게 되는 무리 짓는 바라쿠다는 블랙핀 바라쿠다(Blackfin Barracuda, Sphyraena qenie)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꼬리 지느러미가 대체로 검은 색을 띠며,

은색 바탕의 몸 측면으로 18~22개의 줄무늬가 있다.

그 다음으로 종종 볼 수 있는 것은 그레이트 바라쿠다(Great Barracuda, Sphyraena barracuda)이다.

이 종도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주로 카리브 해(Caribbean Sea) 연안에서 흔하게 보이며

동남아 지역에서도 가끔 관찰된다.

은색 바탕에 몇 개의 검은 얼룩이 흩어져 있으며,

 입을 완전히 다물 수 없을 정도로 드러나는 크고 흉칙한 엄니가 특징이다.

어릴 때는 무리를 짓지만 성어가 되면 보통 혼자서 생활하는데

정착성도 있어서 시파단 섬의 선착장 아래 얕은 리이프에도

개별적으로 사는 그레이트 바라쿠다가 항상 보인다.

또한 크기가 약간 작은 종으로 은색 바탕에 꼬리가 노란

옐로우테일 바라쿠다(Yellowtail Barracuda, Sphyraena flavicauda)가

동남아 열대 해역에서 자주 관찰된다.
캘리포니아 바라쿠다(California barracuda, Sphyraena argentea)는

패시픽 바라쿠다(Pacific barracuda)라고도 하는데

태평양 북아메리카 해안에서 유일하게 발견되는 바라쿠다이다.

엄청난 규모로 무리를 이루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지역의 풍부한 상업적 어획 대상이며

크기가 큰 성어는 스포츠 피싱의 주요 대상이다.

그외 브라스 스트라이프 바라쿠다(Brass Striped Barracuda, Sphyraena helleri),

 은색 뒷 등지느러미의 끝이 흰 빅아이 바라쿠다(Bigeye Barracuda, Sphyraena forsteri),

몸의 위쪽에 20개의 물결모양의 줄무늬가 있는

파이크핸들 바라쿠다(Pickhandle Barracuda, Sphyraena jello) 등도 있다.

 

 

바라쿠다의 성장 과정

바라쿠다는 자신의 새끼를 돌보지 않는다. 아니 돌볼 수 없다.

깊은 바다의 허공에 알을 낳으면 알들은 조류에 밀려서 흘러가 버리기 때문에

어미가 새끼를 다시 만날 확률은 거의 없다.

알 낳는 시기는 아열대 해역에서는 봄에서 여름 사이이며,

열대 해역에서는 연중 계속 알을 낳을 것이라고도 한다.

물론 그레이트 바라쿠다 같은 경우는 언제 어디서 알을 낳는지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별로 없다.

상어나 다른 대양성 포식 어류들과 마찬가지로 쫓아다니면서 관찰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바라쿠다가 평소 머무는 곳보다는 좀 더 깊은 곳으로 가서

알을 낳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산란되어 조류에 흘러간 알들은 자라서 유생시기를 거쳐

어린 바라쿠다가 되면 다시 리이프의 얕은 곳에 정착한다.

주로 모래와 해초, 망가로브 숲이 교차되는 지역에서 살다가 점차 성장하면서

리이프의 바깥 쪽까지 나가서 무리를 이루게 되며,

성어가 되면 독립생활을 하기도 하고, 계속 무리지어 살기도 한다.

 


보통 2년생 바라쿠다는 성적으로 성숙하게 되는데 암수는 우리가 눈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

바라쿠다가 얼마나 오래 사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여태가지 관찰된

바라쿠다의 비늘을 분석한 결과 가장 나이 든 그레이트 바라쿠다는

14살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물고기의 비늘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성장륜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통해서 나이를 추정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시파단 섬의 주연 배우 중 하나인 바라쿠다 떼는 섬의 수중세계가

알려진 이후 계속 그곳에 거주해왔기 때문에 나이가 대략 20살 이상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는 다이버들도 있다.

그러나무리에 포함된 바라쿠다들의 나이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어린 바라쿠다들이 성장하면서 적당한 크기가 되면 이들 무리에 합류하게 되고

나이들거나 병든 바라쿠다는 무리를 떠나 사라지기 때문이다.

 

 

인도양 맬다이브 제도의 바라쿠다

 

 

 

바라쿠다의 생물지리적 분포

동남아시아에서 흔하게 관찰되기 때문에 한국 다이버들에게 친숙한

블랙핀 바라쿠다는 마이크로네시아(Micronesia)는 물론 프랜치 폴리네시아(French Polynesia)와

동태평양의 멕시코, 파나마, 그리고 홍해와 인도양 등에서도 발견된다.

그러나 종종 유사한 종들과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범위는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레이트 바라쿠다는 전 세계의 열대 및 아열대 연안에서 발견되지만

한 가지 예외는 태평양 동부 연안에서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하와이 제도와 태평양 동부 연안 사이의 넓은 바다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한류가 격리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멕시코에 이르는 동부 태평양에는

캘리포니아 바라쿠다(California barracuda, Sphyraena argentea)가 아주 풍부하게 서식한다.

 

 

그레이트 바라쿠다

 

그레이트 바라쿠다는 카리브 해에서는 매우 흔하게 발견되지만

태평양 서부 및 중부의 섬나라들에서는 좀 희귀한데

이는 최상층 포식자로서의 지위를

그레이 리이프 상어(Carcharhinus amblyrhynchus)에게 빼았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어가 상대적으로 귀한 카리브 해에서는 그레이트 바라쿠다가

상어를 대신하는 최상층 포식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리이프 지역의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고 한다.

옐로우테일 바라쿠다 역시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데

인도-태평양, 홍해, 동아프리카, 지중해 등지에서 관찰되는 종이다.

 동남아 지역에서도 흔하게 관찰되는데

태국 푸켓의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인 킹크루즈(King Cruise) 난파선에는

이들 옐로우테일 바라쿠다의 엄청난 무리가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라쿠다들은 먼 바다에서 가끔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산호초, 섬, 육지 근처의 연안에서 주로 발견된다.

물론 이는 다이버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주로 이런 환경에 제한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바라쿠다의 크기는 30cm~180cm까지 다양하다.

한국 근해에서 발견되는 창꼬치는 성어가 30cm 정도에 불과하며,

작은 종인 옐로우테일 바라쿠다 역시 아무리 자라도 50cm 밖에 안되지만

크기가 가장 큰 그레이트 바라쿠다는 180cm까지도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흔히 보는 블랙핀 바라쿠다는 보통 100cm까지 성장하며,

캘리포니아 바라쿠다는 최대 120cm까지 자란다.

그런데 바다의 괴물이라고 표현되기도 했던 그레이트 바라쿠다의 최대 크기는 한동안 논쟁이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자연과학자들의 오래된 주장과 탐험 보고서를 살펴보면

그레이트 바라쿠다의 최대 크기가 현대로 오면서 점차 줄어들어 왔다는 것이다.

1724년에 래뱃(Labat)은 그레이트 바라쿠다가 5.5m~6m가지 자라는 괴물이라고 했지만,

 1910년에 빈센트(Vincent)는 2.6m 정도까지 자란다고 했다.

물론 경우에 따라 2.5m 이상되는 거수(巨獸)가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큰 바라쿠다는 흔하지는 않다는 것이 최근의 중론이다. 



놓친 고기가 더 커보인다는 낚싯꾼들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특히 선술집에서 한잔 하면서 떠벌리는 이야기라면 더 심하지 않았을까.

 어쨌던 바라쿠다는 1.5m 이상만 되어도 매우 큰 놈인데

 그런 놈은 한 번 잡히면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 입에서 점점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도날드 실바(Donald de Sylva) 박사의 1963년 논문에 따르면 낚시로 잡힌

그레이트 바라쿠다의 최고 기록은 1.7m이며 무게는 47kg이었다고 한다.

보통 다이버들이 관찰하는 바라쿠다는 중층의 조류 속에서 느리게 이동하거나,

산호 암반 구석에서 하버링(hovering)하고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라서

이들이 매우 빠른 포식성 어류라는 것이 실감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사냥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 다이버들은 그들의 전광석화 같은 빠르기에 놀란다.

가만히 있다가 순간적으로 돌진하는 이들의 속도는 보통 40km/h을 넘는데

그중에서 특히 대형 그레이트 바라쿠다의 속도는 40~58km/h까지 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바라쿠다는 또한 주변 동물들이 거의 인지할 수 없을 정도의

매우 느린 속도로도 천천히 움직일 수 있는데 이는 몸의 패턴과 더불어

주변이 트인 허공을 항해하는 동안에도 먹이 고기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드는

은폐 능력을 더욱 강화시켜 주는 능력이다.

 

 

홀로 이동하는 바라쿠다

 

 

 

바라쿠다의 위장술

보통 크게 무리를 짓는 바라쿠다들은 별도의 위장술이 필요없지만

어린 바라쿠다들이나 혼자서 돌아다니며 사냥하는 외로운 바라쿠다들은 위장술이 필요하다.
어린 바라쿠다들은 모래 지역과 해초나 맹그로브 숲 등이 경계를 이루는 곳에

주로 서식하는데 배경 속으로 은폐를 잘하여 거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는 먹이를 성공적으로 잡기 위한 것 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몸은 전체적으로 흐린 은회색으로 얕은 수심의 밝은 모래 지대와 잘 매치되며,

몸에 나 있는 얼룩이나 불규칙한 줄무늬는 바라쿠다가

해초 숲이나 어두운 배경 속에 있을 때는 거의 발견하기 힘들게 만든다.

이는 군대의 야전교범에 나오는 기본 위장술을 완벽하게 적용시킨 예라고 할 수 있다.

어린 바라쿠다의 줄무늬는 얕은 수심에 비치는 햇빛이

작은 파도에 어른거리는 것과 거의 유사한 패턴을 흉내낸 것으로 보인다.

바라쿠다는 성장하면서 얕은 수심에서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데

종종 60m 이상되는 깊은 곳에서 관찰되는 경우도 있다.

좀 자란 어린 바라쿠다는 부유하는 해초류나 해초 숲 사이에서 은신처를 찾기도 한다.

성어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바탕에 매우 반사도가 높은 은색을 띤다.

이는 중층이나 수면 가까이서 머물기에 유리한 것이다.

흥미있는 현상으로 그레이트 바라쿠다는 몸통의 얼룩을 선택적으로 어둡거나 밝게 만들 수 있다.

이는 몸 전체적으로 색상을 변화시키거나 어둡게 만드는 것과는 별도로 일어날 수 있는데

얼룩 한 개 또는 얼룩 몇 개를 한꺼번에 보이게 하거나 보이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은 바라쿠다가 순간적으로 위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데

어떤 학자는 이 것이 물고기들간의 의사소통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다른 어류들을 잡아 먹는 바라쿠다는 리이프 지대의 상위 포식자이다.

특히 덩치가 큰 그레이트 바라쿠다는 지역에 따라

상어의 지위를 대신하여 최상위 포식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린 바라쿠다들은 작은 퉁돔(Snapper)이나 동갈치(Needlefish) 등과

먹이 경쟁을 벌이는데 송사리(Killifish), 청어(Herring), 정어리(Sardine),

어린 앵무고기(Parrotfish), 망둑어(Goby), 멸치(Anchovy), 매퉁이(Lizardfish),

벤자리(Grunt), 작은 숭어(Mullet), 전갱이(Jack), 오징어 등을 잡아 먹는다.

큰 유어나 성어는 서식처에 따라 숭어, 퉁돔,청어, 정어리, 매퉁이,

벤자리, 동갈치, 오징어, 앵무고기, 작은 그루퍼(Grouper), 배스(Bass),

전갱이, 고등어, 작은 참치 등을 포식 한다.

이런 먹이는 방어(Amberjack), 큰 고등어, 큰 퉁돔과 그루퍼,

심지어는 돌고래와 새치류들과도 경쟁할 정도로 폭이 넓은 것이다. 



홀로 다니는 그레이트 바라쿠다의 경우 빠르고

튼튼한 턱으로 리이프의 어류들을 아주 효과적으로 사냥한다.

무리지어 있는 작은 물고기의 중간을 쏜살같이 뚫고 지나가면

강한 턱에 타격된 여러 마리의 작은 물고기들이 상처를 받고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이 때 강한 턱에 의해 먹이 물고기의 뼈가 부서지는 “우지직”하는 섬뜩한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레이트 바라쿠다의 아래 턱에는 특별한 경첩이 있어서 턱을 상당히 넓게 벌릴 수 있다.

따라서 덩치 큰 앵무고기도 강한 턱으로 물어서 순식간에 두 토막낼 수 있다.

그레이트 바라쿠다는 물고기를 포식하는 어류들 중에서 방어 정도와 비견될 수 있다.

카리브 해에서는 서식 밀도가 높아서 리이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데

낮 동안 상어에게 조금 밀릴 뿐 최상층 포식자라고 할 수 있다.

먹이의 종류로 봐서 그레이트 바라쿠다는 기회가 있을 때 마구 먹어치우는 기회주의 포식자로 보인다.

특히 수면과 중층에서 돌아다니는 빠른 물고기들은 물론

느리게 움직이는 복어들까지 닥치는대로 잡아 먹는다.

 

 

 

물고기를 포식하는 바라쿠다

 

 


바라쿠다는 종종 다른 물고기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그레이트 바라쿠다에 종종 작은 레모라(Remora)가 붙어 다니는 것도 볼 수 있다.

또한 바라쿠다 무리 뒤로 잭피쉬(Jackfish)와 다른 어류들이 무리지어 붙어 다는 것도 관찰된다.

특히 시파단에서는 가끔 블랙핀 바라쿠다(Blackfin barracuda)와

빅아이 트레발리(Bigeye treval!!ly)가 만나서 일시적으로 함께 무리지어 있을 때도 있다. 



도날드 실바(Donald de Sylva) 박사는 그의 그레이트 바라쿠다의 생활사와

계통분류학(A monograph on great barracuda life history and systematics, 1963)에서

그레이트 바라쿠다와 상어가 같은 서식처에서 살아도 함께 보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물론 두 종류의 포식자 사이에는 관계를 회피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도 있다.

두마리의 호랑이가 같은 산에 살 수 없다는 옛말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카리브 해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종종 바라쿠다와 상어가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관찰된다.

바라쿠다를 전문으로 연구한 쉐인 패터슨(Shae E. Paterson)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Papua New Guinea)에서 10마리의 대형 바라쿠다 뒤로

 5m 길이의 그레이트 햄머헤드 상어(Great hammerhead shark)가 거리를 두고 유영하는 것을 보았으며,

심지어 30 마리가 넘는 그레이 리이프 상어(Grey reef shark)가

바라쿠다를 뒤 따르는 것을 보았지만 바라쿠다는 이들 상어의 존재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고 했다.

팔라우의 블루코너(Blue Corner)에서도 바라쿠다 무리 근처로

어린 그레이 리이프 상어들이 따라 붙어 마치 한 무리인 것처럼 섞이기도 하는 것이 관찰된다.

바라쿠다들이 상어를 신경쓰지 않는 것은 상어가 바라쿠다들의 포식자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소형 바라쿠다들은 몰라도 다 자란 그레이트 바라쿠다를 포식할 수 있는 동물은

돌고래나 참치 같이 크고 매우 빠른 동물들에 국한 될 것이다.

상어가 그레이트 바라쿠다를 포식하려면 아주 빠르거나 운이 아주 좋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소공생은 바라쿠다가 다른 어류들과 관계를 맺는 한가지 예이다.

산호 리이프의 후미진 곳에서는 종종 그레이트 바라쿠다가 작은 청소물고기들에게

 청소 서비스를 받고 있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이들을 오랫동안 관찰해왔던 어떤 학자는 바라쿠다들이

작은 청소물고기들의 서비스에 중독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바라쿠다를 포식하는 카리비안 리프 상어

 

 

바라쿠다의 야간 활동

낮 동안 무리를 짓는 바라쿠다들은 해가 지면서 흩어져 먹이를 찾는다.

바라쿠다는 일반적으로 야행성이라기 보다는

해뜰녘이나 해질녘의 어두컴컴한 여명에 포식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회주의적 포식자로서 유명한 바라쿠다는 환경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단독 생활을 하는 바라쿠다는 물론 무리 짓는 바라쿠다들도 보름 달이 뜬 밤에는 사냥을 목적으로 움직인다.

이는 해가 지고난 뒤에도 아직 밝은 보름 달빛을 활용하여 사냥 시간을 연장한 것이다.

조지아 대학의 제임스 포터(James Porter) 박사도 번개가 치는 어느 날 밤

머리 위로 바라쿠다의 작은 무리가 지나가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이 역시 흔하지 않은 경우이다.

다이버들은 종종 야간 다이빙에서 그레이트 바라쿠다를 만나기도 하는데

이들은 밤 동안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면 상태에 따라서 작은 움직임이나 소음 또는 다이버가

휴대한 라이트 불빛에 놀라 빠르게 달아나기도 한다.

놀라 달아나던 바라쿠다가 산호초에 처박히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다.

물론 바라쿠다가 완전히 잠에 취해 있을 때도 있다.

이 때는 가까이 바짝 다가가서 관찰하며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바라쿠다의 정면으로 접근하지 말고 약간 옆으로 비켜나 있어야 한다.

다이버의 움직임이나 스트로브의 불빛에 놀라 잠을 깬 바라쿠다가 달아나려다

 다이버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덩치와 날카로운 이빨 그리고 엄청난 스피드는

다이버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바하마 제도의 산호초 주위를 유영하는 그레이트 바라쿠다


  

 

 

무리지어 이동하는 블랙 핀 바라쿠다

 



바라쿠다의 사회적 행동

다이버들이 관찰할 수 있는 바라쿠다들은

대부분 작게는 몇 마리부터 많게는 수천 마리까지 모여서 무리를 이룬다.

리이프 지역에서 주로 홀로 다니는 그레이트 바라쿠다도 어릴적에는 많은 수가 모여 무리를 짓는다.

그리고 가끔 지역에 따라 성어도 수백 또는 수천마리가 무리를 이루는 것이 관찰되기도 한다.

 바라쿠다가 이렇게 무리를 짓는 것은 방어(포식자 회피)와

공격(먹이섭취) 양 쪽 모두에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포식자의 공격을 받는 무리는 종종 폭발하듯이 사방으로 흩어져 포식자를 혼란시킨다.

포식자는 외따로 떨어져 있는 한 마리는 집중하여 쫓아가 잡을 수 있지만

한꺼번에 흩어지는 무리에서 한 마리에 집중하기는 어렵다.

또한 무리는 사방으로 감시의 눈길을 펼쳐서 포식자들의 위험을 미리 알아챌 수 있다.

 그리고 포식자 주변으로 흩어져 돌면서 포식자와의 사이에 일정한 안전지대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무리를 지어 있으면 감시의 눈길이 많아서 밀집된 먹이를 발견하는 것도 유리하다.

이 경우 먹이를 나눠야 하지만 더 빨리, 더 쉽게, 더 자주 먹이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포식 효율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무리지어 사냥하면 무리짓는 먹이 물고기의 방어 행동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이런 포식 방식의 예는 잭피쉬나 범고래는 물론 사자와 같은 육상 포식자들에서도 발견된다.

여러 마리의 포식자는 작은 물고기의 무리를 쉽게 흩어버릴 수 있으며

그렇게 흩어진 물고기를 한 마리씩 겨누어 잡을 수 있다.

 

 

 

바라쿠다의 날카로운 이빨


오픈워터 다이버 교재의 위험한 해양생물란에는 종종 바라쿠다가 상어와 함께 등장한다.

바라쿠다의 공격으로 상처를 받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가끔 있지만

바라쿠다에게는 사람이 더욱 위험한 존재이다.

근본적으로 상어나 마찬가지로 바라쿠다 역시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낚시나 상업적인 어획 등의 직접적인 영향도 있지만 오염과 서식처 파괴가 더욱 위협적이다.

시구아테라(Ciguatera) 중독이 바라쿠다가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이라면

이는 사람이 바라쿠다를 죽인 다음에나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이는 바라쿠다가 원흉으로 지목받을 일이 아니다.

바라쿠다 중에서 크기가 가장 큰 그레이트 바라쿠다가 사람을 공격했다는 이야기는 종종 있지만

그 중 상당수는 꾸며지거나 과장된 내용이다.

특히 2차 세계 대전때 부터 1667년 사이에 작성된 보고서들은

거의 믿을 수 없다고 현대의 과학자들은 이야기 한다.

프랑스의 과학자 찰스 로체포트(Charles de Rochefort)는

1667년 카리브 해의 그레이트 바라쿠다가 독이빨로 무장하고 인육을 찾아 돌아다닌다고까지 말했다.

물론 최근에도 TV 다큐멘타리 등에서 바라쿠다가 상어나 다른 포식자들처럼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으니 매체들의 선정성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나아진 것같지 않다.

1993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그레이트 바라쿠다에게 물린 여성 낚시꾼의 이야기가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적이 있다.

불과 몇 주만에 2 건의 비슷한 사고가 다시 일어나면서 바라쿠다의 공포가 순식간에 만연되었다.

낚시에 잡힌 바라쿠다가 뛰어 올라 낚시꾼을 물었기 때문에

신문들은 “날으는 바라쿠다”라며 앞다투어 소개했는데

처음에 1.2m 였던 바라쿠다가 나중에는 2.4m 까지 커졌다.

실바(Sylva)는 1963년 보고서에서 바라쿠다의 공격으로 알려진 29 건의 사례를 수집했는데

그중 19 건은 바라쿠다에 의한 것이라고 증명되었고,

2건은 바라쿠다의 공격인지 확실치 않으며, 나머지 8건은 다른 동물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대부분의 공격은 치명적 위험 없이 피부가 찢기는 정도였지만

가끔 신체 부위가 절단되거나 과다출혈로 사망까지 이어진 예가 있다.

 

바라쿠다를 사냥하거나, 사냥한 포획물을 휴대하고 있다가

바라쿠다의 공격을 받은 경우가 많았으며, 물고기의 비늘처럼 반짝이는 마스크 프레임이나

 1단계 밸브가 바라쿠다의 공격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이는 상어의 공격을 받는 경우와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상어나 마찬가지로 바라쿠다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이나 행동요령이란 없는 실정이다.

1997년 흐린 물 속에서 보트 바닥을 청소하던 여성 다이버가 바라쿠다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 사건이 유일하게 전혀 동기를 추정할 수 없는 바라쿠다의 공격으로 인정되고 있다.

 

 

바라쿠다를 관찰하는 여성다이버 - 버진 아일랜드 제도

 

 

그레이트 바라쿠다를 제외한 다른 바라쿠다가 다이버들을 공격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다이버들이 만나보기를 희망하는 블랙핀 바라쿠다의 거대한 무리는

볼만한 구경꺼리이지 위험한 깡패집단이 아니다.

말레이시아 시파단 섬의 경우 한 해에도 수 천 명의 다이버들이

이 블랙핀 바라쿠다를 보기위해 몰려들고 있지만 이들이 바라쿠다의 공격을 받았다는 보고가 없는 것을 보면

바라쿠다의 위험 수준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레이트 바라쿠다가 매우 심각하고 치명적인 상처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수중에서 이들을 만난적이 있는 다이버들은 성질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이들이 매우 조용하게 지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덩치가 크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매우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바라쿠다는 본의와는 다르게 우연하게라도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리 조심해서 손해볼 것이야 없지 않겠나?

 

 

 

 

낚시로 바라쿠다를 잡아올리다 날카로운 이빨에 물려 버린 14세 소녀

 

  

 

 

낚시로 잡은 바라쿠다 - 2010년 7월 미국 플로리다

 

 

 

 

 

 

 

 

 

 

플로리다의 바라쿠다 보트 낚시


 

 

바라쿠다를 먹을 수 있는가?

생선회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은 시파단(Sipadan)의 수중에서 무리지어 돌아다니는

덩치 큰 바라쿠다들을 보면서 한 마리만 꺼내서 회를 떠먹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그래서 다이브마스터들에게 바라쿠다를 먹을 수 있는지 물어 보면

독이 있어서 못먹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런데 막상 여행지의 어시장을 둘러 볼라치면 가끔 바라쿠다가 판매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식당의 매뉴에 바라쿠다 구이도 있다.

어떤 것이 진실일까? 

 

 

스테이크를 만들기 위해 세로 토막으로 잘게 다듬는 바라쿠다

 

 

 

바라쿠다의 육질

 

 

 

 

바라쿠다 스테이크

 

 

 

바라쿠다 그릴구이



실제 북아메리카의 태평양 연안에서 어획되는 캘리포니아 바라쿠다(California barracuda)는

 어시장에서 판매되어 구이나 찜으로 요리된다.

비교적 찬물에서 서식하는 캘리포니아 바라쿠다를 비롯해서

한국에서 포획되는 꼬치고기들은 시구아테라(Ciguatera) 중독의 위험성이 거의 없다.

그러나 열대 바다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바라쿠다는 시구아테라 중독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그레이트 바라쿠다와 블랙핀 바라쿠다는 시구아테라 중독을 일으킨 사례가 있다.

따라서 다이버들은 국내나 미국 서부 연안이 아닌 열대의 섬나라로 여행할 때는

바라쿠다 비슷하게 생긴 고기는 가능한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시구아테라는 바라쿠다 뿐만 아니라 열대바다에 서식하는 많은 종류의 고기들을

섭취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일종의 중독현상이다.

그루퍼(Grouper), 모레이일(Morey Eel), 무늬퉁돔(Red Snapper), 방어의 일종인

앰버잭(Amberjack), 쥐돔(Surgeonfish) 등 대형 포식자들도 시구아테라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들이 먹는 다양한 먹이 물고기들도 시구아테라와 관련되어 있다.
그러면 어류를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고 있는 열대의 섬나라 원주민들은 어떻게 할까?

시구아테라의 발병은 플랑크톤의 일종인 쌍편모조류(dinoflagellates)에서

생성된 시구아톡신(ciguatoxin)이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이들 쌍편모조류가 번성하는 시기나 지역을 피하면 시구아테라 중독을 피할 수 있다.

보통 시구아테라 발병은 하나의 리이프 지역에서도 특정한 곳에 집중되는데

원주민들은 경험적으로 어떤 시기에 또는 어디에서는 낚시를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고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서는 원주민들의 조언을 듣거나 호텔 등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열대 지역의 요리사들은 시구아테라 중독 위험이 있는 시기와

이를 피해서 바라쿠다를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시구아톡신(ciguatoxin)은 열을 가해도 변하지 않으므로 익혀 먹는다고 해서

시구아테라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의심되는 물고기나 조개류는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참고로 시구아테라에 중독되면 6시간 내에 구토, 설사, 복통과 같은

위장관 증상이 시작되어 하루나 이틀이 지나야 없어진다.

일부 환자는 심장 박동이 느려지고 혈압이 떨어져서 치명적인 결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

생선을 먹고 20시간 정도 지나면 손발이 저리고 멍멍해지는 신경증상이 나타난다.

피로감 등은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

시구아테라 중독에 대한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으며

증세와 관련하여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증요법만 처방된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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