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보

만성 스트레스로 쪼그라든 40代 男

슈트름게슈쯔 2012. 9. 9. 13:40

 

 

 

지난 토요일. 모처럼 평소 친하게 지내는 주현 언니(가명)네 집에 놀러 갔다.

“언니! 형부는 토요일인데도 일해? 벤처가 바쁘긴 바쁜가봐. 평일에도 늦게 들어와?”

“(빈정거리는 말투로) 평일엔 무척 일찍 들어오지. 보통 새벽 2~3시면 들어오거든. 그런데 어제 밤은 아예 안들어 왔네. 오늘 안으로 들어오겠지. 내일은 일요일이거든. 일요일이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 4시에 일어나 골프치러 가니 말이야.”

듣는 내가 ‘열’이 나는데 언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얘기했다. 결혼 10년차에 언니는 형부를 하숙생 취급하고 있었다.

“아니 그럼 밤일은 언제해?”

“글쎄. 형부가 매일 거래처 사장님들 접대하느라 술에 찌들어 사는데 나까지 접대하고 싶겠니? 나도 네 형부랑은 별 흥미없어. 섹스란 남자랑 하는 건데, 네 형부가 어디 남자니. 어쩌다 관계를 가지면 마치 근친상간하는 기분이야. 너도 결혼하고 10년쯤 지나봐. 그때도 남편이 남자로 보이는지. 대화란게 고작 애들 교육, 재테크 얘기가 전부야. 우리 부부가 문제가 있는 거니? 우리도 네게 상담을 받아야 하니?”

비단 주현 언니네 만의 얘기가 아니다. 40대, 심지어 30대 말 부부에게서도 드물지 않게 벌어지는 일이다. 도대체 아직도 ‘팔팔한’ 젊은 부부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삶의 질에 있어서 성 생활이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하루 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다보면 남의 이야기가 되고 만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많은 부부가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는 성에 무관심해져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남편들은 집안에서 돈 벌어 오는 기계나 잠만 자는 하숙생 취급을 당하지 가족으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집 밖에선 경쟁과 고용불안, 과중한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초저녁에서 새벽으로 이어지는 술 접대에 넉아웃 돼 가고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체내 유해산소의 분비를 증가시켜 혈관 내피세포나 유전자를 손상시키고, 결국 심장혈관질환이나 암 같은 병의 원인이 된다. 뿐만 아니라 체내 호르몬 조절기전에 영향을 줘 성욕을 저하시키고, 성 기능을 떨어뜨린다. 우리 남성들에게서 성욕을 뺏어가는 주범이 스트레스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말이 있지 않은가! 사회가 건강하려면 사회 구성원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집안에서의 성관계부터 정상을 회복해야 한다. 술 접대가 사라지고 부부간의 건강한 섹스가 회복되는 그런 나라에서 사는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다.

 

 

 

From : 거침없는 성 - 임필빈/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비뇨기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