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극장

셜록 홈즈 - 블루 카벙클[Sherlock Holmes - The Blue Carbuncle]

슈트름게슈쯔 2013. 11. 27. 18:18

 

 

 

 

 

 

 

 

 

 

 

영화 블루 카벙클의 마지막 장면 - 셜록 홈즈와 와트슨의 크리스마스 거위요리 오찬

 

 

 

 

셜록 홈즈 - 푸른 카벙클

 

 

나는 크리스마스 이틀 뒤, 명절 인사도 할 겸 아침에 홈즈를 찾아갔다.
홈즈는 자주색 가운을 입고 소파에 기대어 있었는데, 오른팔이 닿는 곳에는 담뱃
대걸이가 있고, 그 바로 옆에는 방금 읽다가 놓은 듯한

구겨진 신문이 산더미처럼 쌍여 있었다.
그리고 소파옆에 있는 나무 의자의 등받이 모서리에는 군데군데 흠집이 난 낡아
빠진 중절모가 걸려 있었다. 의자 위에 확대경과 핀셋이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중절모는 검사하기 위해 의자에 걸어 놓은 것 같았다.

"일하고 있는 모양인데, 방해가 됬나보군."

"아니야, 관찰 결과를 의논할 상대가 생겨서 반가운걸. 이건 아주 하찮은 사건과
관계된 물건이지만, 이런 것도 조사해 보면

흥미롭고 또한 배울 점도 있는 거라네."

나는 의자에 앉아서 활활 타오르는 불에 손을 쬐었다. 짙은 서리가 내린

추운 날씨로 창문에는 두텁게 성에가 끼어 있었다.

"그렇다면 흔히 볼 수 있는 이 모자가 무서운 사건에 얽혀 있는 모양이군. 그래
서 자네는 이 모자를 단서로 하여 사건을 풀고 범죄를 밝혀내려는 거겠지."

홈즈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니야, 범죄와는 상관없어. 런던에는 4백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좁은 땅덩이에
한데 몰려 살고 있으니까 범죄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범죄와는 상관없는
묘한 사건도 자주 생긴다네. 이번 일도 확실히 범죄와는 상관없다네.

자네도 우편 배달부인 피터슨을 알고 있지?"

"응, 알고 있어."

"이 모자는 그 사람이 주워 온 거야.모자 임자가 누군지는 모른다네. 그런데 자
네, 이 모자를 단지 낡아 빠진 모자라고 생각지 말고 머리를 써서 잘 살펴보게
나. 우선 이 모자가 여기에 오게 된 내력을 말해 주지. 이 모자는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살찐 거위 한마리와 함께 이곳에 왔다네. 지금쯤 그 거위는 피터슨네 집
에서 구워지고 있겠지만. 사정은 이러하다네.
피터슨은 자네도 알다시피 고지식한 사람이 아닌가. 그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친
구들과 어울려 즐기다가 새벽 4시경 집으로 돌아가려고 토튼햄 재판소 앞길을
지나가는데, 가로등 불빛으로 앞에 걸어가는 사람이 보였다네. 하얀 거위를 어
깨에 둘러맨 키가 큰 사나이가 약간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다는군. 그런데 구지
가 모퉁이에 이르렀을때 그 사나이와 불량배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네. 불량배
중 한 녀석이 모자를 쳐서 떨어뜨리자, 그 사나이는 맞서 싸우려고 지팡이를 머
리 위로 휘두르다가 그만 뒤에 있는 가게 유리창을 깨뜨렸단 말이야. 피터슨은
모르는 사람이지만 불량배들로부터 구해 주려고 뛰어들려고 했는데, 그 남자는
유리창을 깨뜨리고 놀란 터라 제복을 입은 피터슨을 경찰로 잘못 알고는, 거위
도 내팽게치고 토튼햄 재판소 거리와 이어진 미로 같은 골목길로 도망쳐 버렸다
는 거야. 불량배들도 피터슨을 보고 도망쳐 버려서, 결국 피터슨 혼자 싸움터를
점령한 꼴이 되었고, 이 낡은 모자와 나무랄 데 없는

 크리스마스용 거위를 전리품으로 얻게 된 거라네."

"그래, 그것을 주인에게 돌려 주었나?"

"그게 문제란 말이야. 거위 왼쪽 다리에 '헨리 베이커 부인'이라고 쓰여진 카드
가 달아 매어져 있었고, 모자 안에는 HB라는 머리글자가 새겨져 있었지만 런던
에는 베이커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수천명이나 되고, 헨리 베이커라는 이름도
수백 명이 되니까, 습득물을 돌려준다는건 쉬운일이 아니라네."

"그래서 피터슨은 어떻게 했나?"

"내가 아무리 하찮은 사건이라도 흥미 있어 하는걸 알고, 크리스마스날 아침 여
기로 모자와 거위를 갖고 왔다네. 거위는 오늘 아침까지 두었는데, 아무리 날씨
가 차다 해도 상하기 전에 빨리 먹어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피터슨 보고
가져가라고 했네. 그러나 멋진 크리스마스 요리를 못 먹게 된 그 신사의 모자는
내가 아직도 맡고 있는 형편이라네."

"신문에 찾는 광고가 안 나왔던가?"

"없었어."

"그렇다면, 어디 사는 누군지 전혀 모르는 것이로군."

"추리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거지."

"이 모자에서 말인가?"

"그렇지."

"농담 말게. 이 낡아 빠진 모자로부터 도대체 무얼 알아낼 수 있단 말인가?"

"여기 확대경이 있네. 내 방법을 자네는 알고 있겠지. 이 모자를 썼던 남자의 특
징에 관해서 자네가 추측한 바를 들려주지 않겠나?"

나는 낡은 모자를 손에 들고 이리저리 돌려 가며 살펴보았다. 흔히 있는 둥근 모
양의 검은 중절모로, 오래 써서 몹시 망가져 있었다. 안감은 붉은 비단이었는데,
그것도 상당히 빛이 바래어 있었다. 제조 회사의 이름은 없었고, 한쪽 귀퉁이에
HB라는 머리글자만이 휘갈겨 써 있었다. 모자 챙에는 붙들어 매는 끈을 꿰는 구
멍은 있었으나, 고무줄은 붙어 있지 않았다. 여러 군데 금이 가고 몹시 먼지가
끼어 있었으며, 얼룩이 져서 퇴색된 부분을 잉크칠로 감추려고 한 흔적도 보였
다. 나는 모자를 홈즈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알 수 없는데.."

"그렇지 않아, 와트슨. 자네는 모든 걸 보았네. 단지, 그 본 걸 가지고 추리를
하지 않는 것 뿐이야."

"그렇다면 자네는 이 모자로부터 어떤 결론을 얻어냈는가?"

홈즈는 모자를 집어 들고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말했다.

"모자가 너무 낡아서 좀 어렵겠지만, 그래도 두세 가지는 확실하게 장담할 수 있
고, 그 밖의 것도 십중팔구는 들어맞으리라고 생각하네.
이 모자 임자는 상당히 머리가 좋고, 지금은 생활이 궁핍하지만 2-3년 전만해도
꽤 넉넉했을 거야. 원래는 준비성도 있고 깔끔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정신적으
로 해이해져 있는 것 같아. 아마도 몰락한 뒤로 술을 자주 마시게 되었나 보
네. 아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된 것도 그 때문인것 같네."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말하는 건 아닌가?"

홈즈는 내 항의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말을 계속했다.

"그러나 아직 어느 정도의 자존심은 남아 있네. 그는 앉아서 일을 하며, 별로 외
출을 하지 않고, 운동은 전혀 하지 않네. 나이는 중년으로 반백이 된 머리를 며
칠 전에 깎았으며, 라임이 섞인 크림을 바르고 있어. 그리고 그의 집에 가스 시
설이 없는 것도 거의 확실할 거야. 이 모자로부터 알아낼 수 있는 건 이정도라
네."

"모두 농담이겠지."

"농담이라니, 천만에. 이렇게까지 말해 주었는데도 자네는 어떻게 이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모르겠단 말인가?"

"그렇다네. 내가 우둔하다는 건 사실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자네 말을 조금도 이
해하지 못하고 있네. 그 사람의 머리가 좋다는건 어떻게 추측한 건가?"

홈즈는 대답대신 모자를 머리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모자는 이마를 완전히 가리고 코 끝에 와서 닿았다.

"이렇게 큰 머리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 속에 든 것도 상당할거야."

"그럼 생활이 곤란해 졌다는건?"

"이 모자는 3년전에 산 걸세. 챙이 넓고 끝이 말려 올라간 건 그 당시 유행일세.
이건 상당히 고급품이라네. 보게나, 리본은 무늬가 있는 비단이고, 안감도 좋은
천으로 되어 있잖나. 3년 전에 이런 값비싼 모자를 살 만한 사람이 그 뒤로는
새 모자를 사지 못하고 계속 써야만 했다면, 분명히 생활이 넉넉지 못하다는 걸
알 수 있지."

"과연 자네 말대로군. 한데, 준비성이 있고 깔끔하던 사람이 지금은 그렇지 않다
는건 왜 그런가?"

셜록 홈즈는 웃으면서 손끝으로 모자끈을 꿰는 구멍을 가리켰다.

"준비성이 있다는 건 이걸 보면 알 수 있을 거야. 모자에는 처음부터 이런 구멍
이 없다네. 그가 모자를 살때,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끈을 매려고 만들어 달
라고 부탁한 것일 거야. 상당히 깔끔한 편이라고 생각되네.
그러데 모자끈이 끊어졌는데도 새로 달지 않은 걸 보면, 최근에는 몸가짐이 흐
트러졌다는 증거라네. 그러나 한편으론 잉크칠을 해서 모자의 얼룩을 감추려고
애를 쓴 걸 보면 아직도 자존심을 아주 잃지는 않은것 같네."

"확실히 타당성은 있네그려."

"그 외에 머리가 반백이 된 중년 남자에다 최근에 머리를 깎았고, 라임이 섞인
크림을 사용한다는 건 모자안을 확대경으로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라
네. 이발소에서 사용하는 가위롤 잘린 머리카락이 많이 묻어 있는데다가 끈적끈
적하고 라임 크림 냄새가 난다네. 그리고 이 먼지는 길가에 있는 모래 같은 잿
빛 먼지가 아니고, 집안에서 생기는 갈색 먼지야. 따라서 모자는 대부분 방안에
걸려 있었다고 생각되며, 외출을 잘 안한다는 걸 알 수 있지.
모자 안이 땀으로 얼룩져 있다는 건 그가 땀을 많이 흘린다는 건데, 그것은 운
동 부족으로 몸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증거라네."

"그 사람의 부인이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 모자는 몇 주일 동안이나 솔질을 안했네. 만일 자네 모자에 한주일동안의 먼
직 쌓여 있고, 게다가 그런 모자를 그냥 쓰고 외출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자네
부인이 애정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걸세."

"하지만 그는 독신 일지도 모르잖나?"

"아니야, 그는 아내와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서 거위를 선물하려던 참이었어. 거
위 발목에 매달려 있던 카드를 생각해 보게."

"자네는 무엇이든 알고 있군.

그런데 그 집에 가스 시설이 없다는건 어떻게 알수 있었나?"

"촛농 한두 방울은 우연히 모자에 떨어질 수도 있지만, 다섯 군데 이상이나 촛농
으로 얼룩진 걸 보면 촛불을 자주 사용한다는걸 알 수 있네. 밤중에 한 손에 모
자를 들고 다른 손에는 촛불을 들고서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촛농이 모자에 떨
어지는게 당연하지. 가스등이 있다면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정말 훌륭하군. 하지만 조금 전에 자네가 말한 것처럼 범죄와 상관없는 거위 한
마리 손해본 사건이라면 모처럼의 추리도 헛수고인 셈이군."

홈즈가 대답하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우편 배달부 피터슨이 몹시
놀라서 벌개진 얼굴로 뛰어들어왔다.

"거위가 말이에요. 홈즈 선생님.. 거위가...."

"무슨 일인가? 거위가 살아나서 부엌 창 밖으로 날아가기라도 했는가?"

홈즈는 소파에 앉은 채 몸을 돌려서 피터슨의 흥분한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것 좀 보세요. 집사람이 거위 뱃속에서 발견한 거랍니다."

피터슨이 내밀어 보인 손바닥 한가운데에 푸른 돌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콩
보다 약간 작은 돌이 손바닥의 움푹 패여 그늘진 곳에서

전기불처럼 번쩍이고 있었다.
홈즈는 휙~ 하고 휘파람을 불면서 삐딱했던 자세를 바로했다.

"호~ 피터슨, 좋은 걸 발견했군. 이게 뭔지 자네는 아는가?"

"보석이지요. 유리도 척척 자를수 있다는 그런 보석 말입니다."

"이건 보통 물건이 아니야. 바로 그 문제의 보석이라네."

나는 무의식중에 외쳤다.

"모카 백작 부인의 푸른 홍옥이 아닌가?"

"그렇다네. 바로 그걸세. 요즈음 날마다 타임스 신문에 광고가 나서 크기나 모양
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값을 얼마나 매겨야 할
지 모를 정도라네. 찾아 주는 사람에게 사례로 준다는 1천파운드는 그 보석값의
20분의 1도 못될 걸세."

피터슨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우리들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1천파운드! 히야, 요것이!"

"코스모폴리턴 호텔에서 없어졌다는 그 보석이 틀림없나?"

"그래 닷새 전 12월 22일에 없어졌다는군. 배관공 존 호너가 백작 부인의 보석
상자에서 훔쳐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네. 그리고 호너에게 불리한 증거까지 나
타나서, 사건은 순회 재판에 회부되었다네.

여기 그 사건에 관한 기사가 나와 있을껄."

홈즈는 날짜를 확인하면서 신문을 뒤적거리더니, 마침내 한 장을 꺼내어 반으로
접어 가지고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읽었다.


- 코스모폴리턴 호텔 보석 도난 사건 -

스물 여섯 살인 배관공 존 호너는 12월 22일 모카 백작 부인의 보석 상자에서
푸른 홍옥이라고 널리 알려진 보석을 훔친 혐의로 구속되었다.
호텔 사무장 제임스 라이더씨는 다음과 같은 증언을 하였다.
벽난로의 받침쇠 두개가 떨어졌기 때문에 땜질을 시키려고 호너와 함께 모카 백
작부인의 방으로 갔다. 그는 잠시 동안 호너와 함께 있다가 볼일이 생겨서 나갔
다가 돌아와보니, 호너는 보이지 않고 장롱이 억지로 열려져 있었으며,

부인이 평상시 보석을 넣어두는 모로코 가죽으로 만든

작은 상자가 텅 빈 채 화장대 위에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라이더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를 했고, 호너는 그날 저녁에 체포되었다. 그러나
호너는 보석을 갖고 있지 않았고, 그의 방도 조사했으나 찾지 못했다. 라이더
씨가 도난 사실을 발견하고 당황해서 외쳐대자, 그 소리를 듣고 달려간 백작 부
인의 하녀 캐서린 쿠색도 사건 당시의 상황은

 라이더씨가 진술한 바와 같다고 증언했다.
또한 B구역의 브래드스트리트 경감의 말에 의하면 호너는 체포하려 할때 맹렬히
저항하며 무죄를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호너는 절도 전과가 있음이 밝혀져
재판을 받게 되었다. 호너는 심리중에 극도로 흥분해 있더니, 심리가 끝나자

기절해 버려 법정 밖으로 실려 나갔다.



홈즈는 신문을 내던지고 깊이 생각하는 듯이 말했다.

"문제는 도난당한 보석이 어떤 경로를 거쳐 토튼햄 재판소 거리에 버려진 거위
뱃속으로 들어갔는가를 알아내는 일이네.
와트슨, 우리들의 심심풀이 추리 놀이가 갑자기 중대한 의미를 띠게 되었네. 게
다가, 범죄와 관련이 있을 듯도 하고, 여기 거위 뱃속에서 나온 보석이 있네.
그리고 그 거위는 낡은 모자의 주인이며, 아까 내가 설명했던 특징을 갖춘 헨리
베이커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던 것이네.
그러니까 우선 그 남자를 찾아내어 이 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해 봐
야겠지. 먼저, 제일 간단한 방법을 써 보기로 하세. 모든 석간 신문에 광고를
내는 걸세. 만일 이것이 실패하면 그때 가서 다른 방법을 취하도록 하고."

"광고의 문구는 뭐라고 쓸텐가?"

"연필과 종이 쪽지를 집어 주게.. ---- '구지 가에서 거위와 검은 중절모를 주웠
음. 헨리 베이커 씨는 오늘 저녁 6시 반에 베이커가 221번지 B호로 오셔서 찾아
가기 바람' ----- 이 정도면 되겠지."

"그런데, 그가 광고를 보게 될까?"

"그는 신문을 주의해서 볼 것 같아. 가난한 사람에게는 상당한 손실이니까. 그
당시는 불행하게도 유리창을 깨뜨린데다 피터슨이 달려오는 모습을 보았으니 당
황해서 달아날 생각밖에는 못했겠지. 그러나 지금쯤은 허둥거리다가 거위까지
내버린걸 후회하고 있을 거야.
게다가 이름을 신문에 내면 그를 아는 사람이 그에게 알려 줄 수도 있으니까.
피터슨, 서둘러 광고 취급소로 가서 이걸 석간 신문에 내 달라고 하게."

"어느 신문에 낼까요?"

"흐음, 글로브, 스타, 펠멜, 세인트 제임스 가제트, 이브닝 뉴스 스탠다드, 에
코. 그밖에 자네가 생각나는게 더 있으면 좋을 대로 하게."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보석은 어떻게 할까요?"

"아, 그건 내가 맡아 두겠네. 수고하게. 피터슨. 아참,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거
위 한 마리를 사서 이곳으로 보내주게. 지금 자네 집에서 맛있게 먹고 있는 것
대신에 준비해 놓았다가 주인이 찾으러 오면 돌려줘야 하니까."

피터슨이 나가자 홈즈는 보석을 집어들고 햇빛에 비춰 보았다.

"정말로 훌륭하군. 이 번쩍이는 빛 좀 보게나. 범죄의 원인이 되는 것도 당연하
네. 이것보다 좀더 크고 역사가 있는 보석이라면 피비린내나는 사건이 보석의
깍인 면의 수만큼 일어날꺼야. 이건 발굴된지 아직 20년이 채 못된다네. 중국
남부 아모이 강변에서 채굴된 거야. 이것이 유명해 진 이유는, 홍옥의 모든 특
성을 갖추기는 했지만 빛깔이 붉지 않고 푸르다는 거라네. 발굴된 햇수는 얼마
안되지만, 이 보석 때문에 살인사건이 두번, 황산을 끼얹은 사건이 여러차례 일
어났어. 이 아름다운 노리개가 사람들을 감옥이나 교수대로 보내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어느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금고에 넣어 두어야지. 그리고 보석을 보관
하고 있다고 백작부인에게 편지를 써서 알려줘야겠네."

"호너라는 젊은이는 결백할것 같은가?"

"지금으로선 뭐라고 말할 수 없네."

"그렇다면 헨리 베이커 쪽은 사건과 관계가 있을까?"

"짐작컨대, 헨리 베이커는 자신이 갖고 있던 거위가 순금으로 만든 거위보다 더
값나가는 거라는 사실을 몰랐을 것 같아. 범죄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되네. 광
고를 보고 와 준다면, 그 문제는 간단한 시험으로 확인할 수 있지."

"그럼 그때까지 달리 할 일은 없겠군."

"그렇다네."

"그렇다면, 나는 몇 군데 왕진을 다녀와야겠네. 이런 복잡한 사건이 어떻게 해결
되는지 꼭 알고 싶으니까. 자네가 말한 시간까지는 돌아오겠네."

"기다리고 있겠네. 저녁식사는 7시에 하세. 산비둘기 요리가 나올걸세. 아 참,
이런 사건이 일어난 김에 허드슨 부인에게

산비둘기 위를 뒤져 보라고 해야겠는걸."

 

 

 

 

 

photo from : steampunkscholar.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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