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2006년 (Das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장 밥티스트 라마르크는 사용하지 않는 기관은 퇴화한다는 학설을 주장하며, 진화론의 확고한 기초를 만든 사람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은 장 밥티스트 그르누이. 후각이라는 '퇴화'된 기능을 중심으로 쓰여진 이 소설과의 어떤 연관성은 거의 없고 개와 곰과 같이 인간보다 백여배나 더 뛰어난 동물적인 후각을 가진 돌연변이적 인간을 소재로 삼았다. 그러한면에서 보면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 속 입체적인 후각언어들을 영상으로 번역하겠다는 영화 '향수'의 야무진 포부는, 관객으로 하여금 스크린을 향해 코를 벌름거리게 할 만큼 생동감 있는 성과를 길어올린다.  원작의 문학적 수사에 버금갈 정도의 창조적인 '2차저작'은 못되지만 압축적인 '편역'에 충실하려 애쓴 경우다. 18세기 프랑스, 더러운 시장통에서 생선을 파는 한 아낙의 좌판 밑에 태아가 버려진다.  썩은 비린내가 진동하는 오물더미 속에서 용케도 살아남은 아기는 후각의 천재가 된다.  이 천재는 멀리 떨어진 곳의 따뜻한 물, 차가운 돌, 습기찬 풀 같은 사물의 공감각적 구분을 오직 후각만으로 해낸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천재가 그렇듯 그는 소외와 외로움에 떨며 말없는 사내로 성장한다. 고아로 자라며 노동에 시달리던 주인공 장 바티스트는 어느날 아름다운 여인의 향기를 맡게 된다. 그저 그녀의 향을 갖고 싶을 뿐이었지만 순수한 탐닉은 엉겁결의 살인을 부른다. 사람의 향을 간직하는 법을 알기 위해 파리의 향수제조가 발디니를 찾아간 그는 자신의 기막힌 후각능력을 활용해 '꽃으로 가득한 정원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산들바람을 품고 다가와 사랑의 키스를 전하는' 향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관심사는 오롯이 아름다운 여인의 체취를 영원히 간직하는 데만 집중돼 있다. 집착은 광기를 낳고 광기는 연쇄살인으로 이어진다. 플라톤은 "신에 의해 주어진 것 중 광기는 좋은 것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이라며 광기가 갖는 창조성을 예찬하기도 했지만 장 바티스트의 창조성은 소외된 자의 고립과 연관 맺으며 범죄로 나아간다. 이는 사회의 통념이 천재성을 짓누를 때, 혹은 천재적 상상력이 외부의 힘에 의해 왜곡될 때 나타날 수 있는 한 극단의 형태를 빗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묘사하는 영화의 집중력은 어딘가 결핍된 듯한 외모를 하고 있으면서도 강력하게 몰입하는 주연배우 벤 위쇼의 연기에 한껏 기대고 있지만, 주인공을 둘러싼 사회의 집단적 광기를 풍자하는 힘은 역시나 원작의 서사에서 쌓여간다. 시대배경은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 중후반이지만 여전히 '중세스러운' 종교(구조)와 상류층의 경직과 허위,  집단의 쏠림현상 따위들을 그린 장면들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지적으로 풀이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광분하는 군중 앞에서의 공개처형 장면을 프롤로그 형식으로 먼저 실은 뒤 주인공이 천상의 향수로 집단을 최음시키는 종반부 하이라이트와 연결시킨 전략은 그래서 호소력 있다. 아이러니하게 18세기의 프랑스의 악취가 나는 생선시장에서 태어나 버려진 소년이 최고의 향수를 제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코" 뛰어난 후각 능력에도 불구하고, 향기에 대한 갈망으로 점점 살인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무감각해진 윤리의식이 결국 연쇄살인을 낳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욕망을 다루고 있다. 고아가 된 천재적인 후각의 소유자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벤 위쇼)는 난생 처음 파리를 방문한 날, 그르누이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여인의 매혹적인 향기에 끌린다. 그 향기를 소유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힌 그는 한물간 향수제조사 주세페 발디니(더스틴 호프만)를 만나 향수 제조 방법을 배워나가기 시작하였다.  향기의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으로 13명 여인의 죽음으로 탄생된 세상 단 하나의 향수를 만들어  나중에 모인 사람들을 환상을 느끼게 하고 끝난다. 물론 결말이 좀 황당하고 지루한 측면이 있어도 탐미적이며 예술지향적인 영화로 볼수있다.   이 내용을 보면 주인공은 특이하게 남자로써 향기에 집착하게 되는데 물론 남성도 후각적으로 여성의 향기나 샴푸향에 반하기도 한다. 즉 우리 몸의 코쪽에는 서비기관[야콥슨 기관]이 있어서 성적인 자극을 받는 페로몬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즉 향기란 매우 본능적인 이끌림이며 특히 감정을 제어하는 대뇌변연계를 제어하기 때문에 매우 강력하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을 보면 책 주인공이 소년기때 잊었던 기억을 빵인 마들렌을 먹으며 떠올리게 되며 같은 제목의 조인성 주연의 영화도 있었다. 하지만 남성에게는 아무래도 시각적인 자극이 후각보다는 더 강렬할 것 같다. 왜냐하면 인간의 정보의 80%이상이 시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며 특히 남자란 동물은 시각에 약한 동물이다. 그에 반해서 여성은 촉각과 후각이 더 강렬할 수 있다는 속설도 있다.   향수 영화의 주인공들 (레이첼 허드우드, 벤 위쇼, 더스틴 호프만)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 몇년 않가서 인부들이 죽어 나가는 가죽을 다듬는 무두질장으로 팔려가서 몇년동안의 고통을 감내한 그르누이에게 비로소   주인의 인정을 받아 파리 시내로 가죽배달을 하러 나갈수 있는 기회가 다가온 순간                난생 처음 맡아보는 처녀의 체취에 반하여 따라간 그르누이는 엉겹결에 놀라 소리를 지르려는 자두 파는 소녀의 입을 막고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냄새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그루누이의 후각은 초인적이었다. 태생적으로 냄새라는 존재감이 없는 그는 인간들에게 외면당하며 비참한 기억 속에 살아왔다. 그래서 그는 더욱 세상의 아름다운 모든 냄새를 자기 것으로 소유하고 싶어한다.       그는 조향사에게 향기를 모으고 보존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그만의 방법으로 아름다운 여인들의 향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르누이 말고는 그 누구의 주목도 받은 적이 없는 이 꽃은 향기의 꽃봉오리를 막 내밀려고 하는 지금 이 순간에 벌써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황홀한 향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이 소녀의 향은 훨씬 더 섬세하고 미묘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웠다. 앞으로 한두 해만 더 성숙하게 되면 이 향기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녀의 향기에 마법이 걸리면 속수무책으로 그녀에게 사로잡히면서도 그 이유조차 제대로 모를 것이 분명했다. 사람들은 멍청하기 이를 데 없어서 코는 숨쉬는 데에만 이용할 뿐 모든 것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니 말이다.         --- 파크리트 쥐스킨트, ≪향수≫ 중에서     그가 살해한 여인들의 체취로 만들어진 향수는 세상을 지배할 수도 있었다. 살인자의 사형장면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인파들은 그루누이의 향기에 제압당한다. 그에게 경배하고, 그를 향해 샘솟는 사랑을 찬양한다.  순진무구한 살인자의 역할을 해낸 배우 벤 위쇼 음산하면서도 몽환적인 표정이 압권?       벤 위쇼, 1980년생, 178cm , 영국 로열연극아카데미 출신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있었던

 기이한 전설을 이야기해 주는 투로 되어 있다.

 그러면서 주인공의 일대기를 다루는데, 엄청난 재능을 가졌지만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난 주인공이 여러사람을 만나면서

이런저런 괴이한 사건을 일으키고 마침내 대파국과 함께 최후로 이어지는 내용이다.

그리고"향수"의 문명 성찰이 흥미를 끌만큼 세밀하다는 점이다.

 

파리를 거니는 향수의 주인공 남자를 촬영하는 60여명의 스탭

이런 류의 기이한 일대기를 전설처럼 늘어 놓는 이야기들은 괴이한 내용이나 신기한 부분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러한 대목이 요점이 된다.

많은 이야기들은 단순한 뜬소문처럼 들리는 단촐한 짧은 분량으로 그치는 경우도 많고,

아예 그림동화집에 수록된 이야기들처럼 그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묘사에 치중하는 경우도 많다.

 

"향수"는 이야기가 다루는 소재와 배경 속에, 생생하고 거친 사회에 대한 묘사가 선명하고 강렬하며 자세하게 들어가 있다.

대항해시대 이후 갑자기 급성장한 도시의 미친듯한 인구밀도, 르네상스와 함께 급성장한 과학과 기술의 영향력,

자본주의가 싹트던 무렵의 원시적인 경제체제, 귀족문화의 요란한 화려함과

가난한 사람들의 저주스러운 처절한 삶이 조목조목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좀 더 폭 넓게 생각해 보면, "향수"에서 전하는 이야기 속에는 제조소(manufactory)가 성장하고 금전만능주가 위세를 떨치면서,

계몽주의와 과학혁명이 함께하고, 합리주의와 개인주의 인권개념이 싹트던

산업혁명 직전의 그야말로 혁명전야와 같은 사회상이 흥미롭게 담겨 있는 것이다.

 

 

"향수" 줄거리의 뛰어난 면은 이렇게 사회상에 대한 다양한 모습이 잘 녹아 있으면서도,

이야기 본연의 기이한 전설을 들려주는 모습을 조금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역사 소설들을 보다보면, "조상의 뛰어난 실력"이나 "민족의 웅혼한 기상" 운운하는 면을 강조한답시고 이야기를 전혀 재미없게 하면서 신나게 자랑만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반대로 "현대사의 비극"이나 "만행의 책임"을 밝히고자 하는 열의에 들떠서,

 정작 주인공 인물이나 사건의 박진감은 날려버리고 괜히 비난의 수식어들과 감탄사만 난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향수"는 어느 이야기 못지 않게, 문명 전환기의 비판적인 모습들을 잘 잡아내면서도,

그러한 내용들을 도리어 훌륭한 배경으로 삼았다.

사회상과 전설적인 인물을 잘 조화시킨 면을 보자면, "소설 동의보감" 같은 이야기도 뛰어난 편이다.

그러나 "소설 동의보감"의 경우만 해도, 이러한 조화를 위해서 사건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이도록 꾸몄다.

 그래서 사회 속을 사는 인물의 능력과 행동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향수"는 그렇지도 않다.

계속해서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을 다루고, 초현실적인 느낌으로 이상한 악몽같은 상황을 늘어 놓는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그렇게 전설을 들려주는 신비로운 괴기요소를 화려하게 살린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충분히 설득력있게 사회의 단면들을 잡아내는 위력을 갖고 있다.

나아가 이 이야기에는 사회상을 비판적으로 묘사하는 부분이

괴기요소를 더 신비롭게 돋구는 묘미가 있다고 할 수도 있다.

 

파리 뒷골목, 아무도 신경 안쓰는 가난한 자두 행상 소녀

이러한 성공에는 우선 무엇보다 중심소재와 SF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 활용에 원인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홍길동 처럼 도둑질에 능한 것도 아니요,

김선달 처럼 환상적인 사기 수법을 재능으로 갖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냄새를 맡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향기를 수집하고 가공하겠다는 화학공학의 열정에 광기어린듯 불타오르는 사람 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냄새를 느끼고 냄새에 대한 생각에 빠지는 과학적인 요소들을 소재로 이용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향수를 제작하고 개발하는데 얽힌 공학적인 이야기들을 꽤 비중있게 활용한 것이다.

이 스팀펑크 SF 물 같은 이야기 구성 방식이 괴기물과 현실감을 연결하는데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SF 이야기는 옛부터 생물학과 장기이식과 같은 소재를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공포물로 훌륭히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선례가 있었다.

지금도 대부분의 SF 소설들이 환상적인 요소와 사회비판적인 성찰, 그럴듯한 현실감을 잘 버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듯이, 비슷한 방향으로 소재들을 모아 전개하는 "향수"도 이런 면에서 유리하게 이야기를 엮어 나가고 있다.

 

영화속  형형색색 향수 재료 용액을 섞는 더스틴 호프만의 모습

인구 밀도가 극단적으로 높은 파리 시내의 정경은 실제 18세기 파리를 사실 그대로 재현한다기 보다는,

"여인의 음모 Brazil"나 "블레이드 러너"의 도시처럼 과장되어 묘사 된다.

거대한 건물들과 그림자진 뒷골목, 밤의 음침한 느낌이 가득하도록 그 필요한 특징만 심하게 부풀려 꾸민 것이다.

다리위에 빽빽하게 늘어선 낡디 낡은 고층건물들의 모습은 그 중에서도 꽤 보기 좋은 것이었다.

거대한 규모의 멋이 살아나면서도 음울한 느낌은 풍부하고 강과 도로의 모습은 지리상의 개성을 갖고 있기도 했다.

그리하여, 그 모습은 프란츠 카프카의 "성"이나 "소일렌트 그린"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할만큼, 실재감과 괴이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머리카락을 자른 민머리의 사람에 기름을 발랐 천으로 감았다가 서서히 다시 펼치는 모습은,

인간복제나 인조인간을 만드는 장면과 같은 분위기였다.

희생자가 향기를 추출하는 거대한 유리 용기 속에, "표본실의 청개구리"와

인어공주가 섞인 모양처럼 들어 있는 모습은 그 모습 그대로 스팀펑크 SF의 한 경지를 보여 주었다.

이런 내용들은 제작비를 퍼부은 풍성한 소품과 미술로 인상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18세기 프랑스 파리의 풍경을 세밀하게 재현한 엄청 돈들인 무대 배경

 

이렇게 이야기의 중심 줄기가 튼튼한 것은 끝까지 그 값을 하는 듯 하다.

예를 들면, 이 영화의 결말 장면 역시 이러한 이야기의 방향 때문에 그런대로 무난하게 완성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의 결말 부분은 꽤나 변태적이고 시각적인 충격을 높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리고 제작면에서도 상당히 많은 비용을 때려넣은 장면으로 보인다.

영화 화면에서 이런식으로 좀 과격한 일을 벌이는 것은 내용이나 상영시간 동안 이어온 분위기보다는

그 보여주는 난리통 자체가 순간적으로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화면에 나타날 위험이 있다.

수백명의 군중이 등장하는 결말부분에서 선정적이고도 혼란한 상황이

화면을 긴시간동안 가득 메우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될지 모른다.

다른 이야기와 다른 감정은 다 무너져 버리고 그 선정성에 영화전체가 휘둘릴 수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난잡해 보일 수도 있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유없이 징그러워 보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아나키스트"나 "청연" 같은 영화에서, 무의미한 자극적인 고문 장면을 넣은 것이,

이야기를 갑자기 끊어버리고, 쓰잘데 없이 분위기만 어두워졌다는 느낌을 받을법도 했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줄거리 덕분에 그보다 더 자극적인 장면을 펼쳐놓고도, 역효과는 좀 더 적은 편이다.

줄거리에는 문화사적인 부분과, 초자연적인 부분이 잘 어울려 있다.

그러니 영화가 고수하는 괴이한 분위기상, 충분이 이상한 일은 벌어질 수 있었다.

기왕에 영화가 끝나가는 마당이니 이상한 정도는 등장인물들을 절단낼만큼 막강한 것이 좋을 것이었다.

그런데, 줄곧 유지해온 현실적인 시각을 생각해보면,

이 이상한 일을 용이 승천하거나, 화려한 장풍을 보여준다면 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그런 것들로 막판 파국을 장식하기보다는,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과 같은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금기에 관한

난장판이 꼭맞게 어울릴 만했니다.

결코 현실적이지 않은 일이 화끈하게 벌이면서,

그 상황이 과격한 까닭은 현실 사회의 풍습과 규범을 환기하는데 있도록 만드는 시나리오였다.

이 영화는 결말을 맺는데, 완벽한 방법은 아닐지언정, 내용은 부드럽게 이어진다.

이 영화의 파국장면은 당시 종교에 대한 변화하는 시각과 어울어지기도 하고,

답답한 중세 도덕률과 그 반작용으로 나타난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 다루는 느낌이 나기도 한다.

장면에 맞는 좋은 이야기가 진행되었기에, 꽤 난삽한 장면으로 전락할 소지가 많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결말부분은 가치가 있다.

 

 

 

파국 직전의 마지막장면

 

 

그는 이제껏 살해한 처녀들에게서 채취하여 만든 향수를 그의 몸에 부어 버린다.

그르누이의 사형 집행을 보기위해 모인 군중들은 그 향수에 도취되어 그르누이에게 달려든다.

그리고 그르누이의 몸은 군중들에게 뜯기어 나가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영화의 세부 사항들을 살펴보면, 전반부는 주인공이 자라나면서 겪는 중요한 사연들과

그 사연과 관계 있는 사람들을 주인공이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이 부분에서는 정말로 옛 전설 같은 기록의 느낌이 생생하게 잘 살아 있다.

 나래이션도 듣기 재미있고, 이야기 내용도 좀 암울한 분위기를 유지해 나가는 가운데 신비롭고도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잘 펼치고 있다.

이때, 주인공의 삶 뿐만 아니라, 주인공이 만나 주인공에게 영향을 끼친 사람들의 출신과 행적 역시 간단간단하게 요약하고 있다.

이것은 이 영화 이야기의 흥미로운 특징이다.

마치 열전이 모여 역사서술이 되듯이 정말 옛날 이야기를 듣는 느낌도 생생하거니와,

그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다루는 속에서 사회상을 묘사하는 또다른 분위기도 더 살아난다.

물론 이야기 자체가 다양해졌기에, 이 변태 살인자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도 조금씩 웃음거리를 담아내는 면도 재미있다.

연출 방법 중에서 눈에 뜨이는 것은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을 크게 확대하는 수법이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가진 엄청나게 예민한 후각을 화면과 소리로 나타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 영화는 사소한 사물을 아주 크게 확대해서 자세하게 천천히 보여주고,

작은 소리와 사소한 소음이 크게 들리게 했다.

비록, 향기가 직접 나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라면 제대로 들리지 않는 책장넘기는 소리,

목걸이의 구슬이 부딪기는 소리가 영화관 전체에 울려퍼진다.

평소 같으면 흘깃 보고 지나쳤을, 가게 손님들이 떠드는 모습따위를 한 장면 한 장면 천천히 세세히 크게 확대해서 훑어가며 보여준다.

뭔가 자세하게 관찰하고 깊게 집중했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감각을 집중해서 냄새를 맡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수법은 세르지오 레오네가 감독을 맡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같은 서부 영화에서 화려하게 활용된 바 있다.

그런데, 이 수법은, 그런 연출 때문에, 주인공이 그만큼 집착하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느낌도 같이 전해지기에 더욱 재미있다.

"향수"에서는 주인공이 보고 있는 조그마한 자두가 화면 중앙에 거대하게 확대되어 보이고,

자두를 자를 때 나는 과즙의 찰박거리는 소리가 선명하게 울린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이 그만큼 감각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전해줌과 동시에,

그만큼 주인공이 신경쓰고 몰두하고 도취되고 있으며,

너무 심하게 도취되어 막말로 말해서 중증 변태라는 인상도 심어줄 수 있었다.

 

칙칙한 배경, 변태살인마와 선명한 붉은 머리, 노란 자두

또다른 연출 방법은 세상을 더럽게 한 것이다.

이것은 일단 갑자기 인구가 폭증한 도시 생활을 묘사하는 밑천이 된다.

모두 꼬질꼬질하고 위생관념 없이 싸돌아다니게 했다.

특히 영화 초반부에 당시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영아 사망률을 묘사하는 장면은 좀 섬뜩한 면도 강하게 드러난다.

주인공은 항상 때와 검댕이 묻은 모습으로 항상 나오고, 질척거리는 길바닥과 그을리고 칠이 벗겨진 건물로 세상은 가득차 있다.

색상은 칙칙한 회색이고, 질감은 거칠거나 찐득거린다.

시장통 생선 같은 죽은 동물이나 생선내장 같은 좀 역겨운 것들을 가끔씩 보여주면서

이런 면을 억지로 강조하는 수작까지 부렸다.

이런 모습은, 나중에 주인공이 신경을 집중할 때 강조해 주는 효과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즉, 주인공이 감각을 예민하게 기울이는 대상은 반대로, 깨끗하고 산뜻하고 색색깔의 유채색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당연히 다른 것들과 선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더욱더 눈에 뜨이고 더욱더 집중해서 느낀다는 기분을 들게 한다.

검은 그늘이 진 어두컴컴한 파리 뒷골목의 회색 길바닥을 주인공은 배회하고 있다.

그러다가 노란 자두를 든 빨강머리를 천천히 확대해 보여주면 그만큼 인상이 강해지는 것이다.

어두운 도시에 대조되면, 색색깔의 꽃잎들이나 푸른 들판의 정경, 향수 가게의 화사한 귀분인들의 모습도 그만큼 선명해진다.

 

무채색 도시와 유채색 향수가게

주인공이 자라나며 만나는 사람들을 차례로 짚어가며, 흥미 있는 이야기거리 중심으로 진행되던 이야기는

주인공이 파리를 벗어나면서 분위기가 바뀐다.

주인공의 변태성이 도를 넘어서 아예 작심을 하고 연쇄살인을 하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앞부분과 같은 옛날 이야기 분위기는 좀 옅어진다.

대신에 전형적인 공포물 연출로 변한다.

물론 진짜 놀래키고 잔혹한 장면을 보여주는 공포물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핏방울 조차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잔혹한 장면은 거의 없는데다가,

으스스한 느낌이 앞부분에 비해 심하게 강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연쇄살인이라는 소재를 다루느라, 이 영화는 이 부분을 이야기로 꾸미는 데

"할로윈" 시리즈 같은 살인마 영화와 비슷한 수법을 자주 활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런 영화들이 완급 조절을 위해 사용하는 실없는 코메디이다.

주인공의 뒤에 뭔가 조마조마하게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들고,

관객들은 주인공이 곧 공격을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긴장하게 된다.

그러다 갑자기 놀래키는 음악과 함께 사실은 그게 살인자가 아니라 주인공 친구라는 것을 밝히는 장면이 대표적인 형태 였다.

이런 장면은 수많은 잡다한 공포영화에서 과하게 남용한 연출방식이라서 자칫 재미없어지기 쉽다.

 

 

이 영화 역시, 정통 공포물과 같은 형식으로 이야기가 바뀐 부분은 앞부분에 비해서 좀 재미가 없다.

전반부 다양한 인물들을 다루면서 자꾸만 바뀌어가는 다채로운 배경을 보여 주었다.

그에 비해, 살인이 벌어지는 후반부는, 한 도시로 무대로 고정하고, "샤이닝"에서 "프롬 헬"에 이르는 연쇄살인물 이야기로 구성했다.

드넓은 미로 정원을 미행과 범죄의 무대로 사용한 것이나,

성곽도시의 어두운 골목들을 죽음의 장소로 설정한 부분처럼 개성이 드러나는 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초반의 분위기보다는 다른 이야기에 비해 특이한 재미는 좀 없어진다.

이렇게 흔한 살인마 이야기로 내용을 바꾸었기에, 이야기의 시각이 갑자기 어색하게 바뀐 문제도 있다.

초반에는 주인공의 감정과 주인공의 인생을 다뤄오던 주인공 중심의 시점이었다.

그랬던 것이 후반에는 연쇄살인마를 일종의 "주인공 괴물"처럼 관찰하고 재난의 원인으로 지켜보는 공포물, 괴수물로 변해 버린 것이다.

차라리, 갑자기 주인공이 자취를 감추는 것처럼 해서, 아예 주인공의 흔적이나 짧은 모습만을 보여줬다면, 신비롭기라도 할 것이었다.

그러면 주인공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데 대한 기대감 비슷한 것이라도 커질 텐데, 그렇게하지도 않았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이 왜 살인을 하는지, 살인을 결심하고 계획하고

도망다니는 심경이 어떤지 하는 면이 잘 전달되지 않아서 부족한 부분의 느낌이 생긴다.

 

이 부분이 이렇게 좀 약해진 데는 일단 초반과 후반의 전환점이 되는

 동굴 장면을 지나치게 가볍게 넘어간 데서 원인을 짚을 수도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향수에 대한 기술 연마를 위해서 파리에서 후반부의 무대가 되는 중소도시로 떠난다.

그 중간에 산을 넘다말고 어느 동굴에 들어갔다가, 일종의 면벽수도 비슷한 것을 하다가

 문득 암울한 깨달음을 얻는 일이 일어난다.

 당연히 무슨 깨달음을 어떻게 얻었고, 그래서 인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하는

내용이 강조되는게 이야기 흐름에 유리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무슨 환상적인 뮤직 비디오 같은 것을 잘 꾸민 것이 아닌 다음에야,

어두컴컴한 동굴에서 혼자 고민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보여줄 게 적다.

면벽수도의 특징이 많고 재미난 긴 영화 화면으로 끌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는 한계에 부딪혔다는 생각도 든다.

또 한 가지 후반부 살인마 이야기가 좀 지겨워 보이는 까닭은, 이야기 전체에 걸쳐서도,

주인공이 변화하는 양상이 좀 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런 류의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사람 이야기는, 처음 부터 악마의 자식 비슷한 것으로 태어나서

결국 세상을 피 물들인다는 이야기로 꾸밀 수 있다.

반대로,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지만, 그것이 불우한 환경과 어울리다보니 이상하게 자꾸만 어긋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그러면서 마침내 사람이 이상해지고 주인공이 괴물이 되었다는 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잡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 주인공은 불쌍하고 처량하면서도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그 불쌍한 사람이 점차 사회속에서 망가지고 흉악해지는 과정을 그려내면서 이야기의 감정과 흥미를 더할 수 있다.

실례로 고전적인 각종 범죄 추리물이나 수사물 등의 수많은 이야기들도

그렇게 공감되는 면이 많은 불쌍한 사람이 겪는 인생역정을 다루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렇게 내용을 구성하지 않았다.

그냥, 초장부터 주인공을 좀 변태적인 사람으로 묘사했던 것이다.

화를 잘내고 항상 광기에 차 있고, 처음부터 괴상한 집착과 거기에 이어지는 해괴한 행각을 종종 드러낸다.

이것은 초반과 후반이 바뀌는 동굴장면을 세세하게 묘사할 수 없으니,

 애초부터 좀 주인공을 "범죄형"으로 꾸민 이유 있는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러다보니, 후반 연출이 연쇄살인마 이야기로 바뀌면, 정말로 단순한 나쁜놈 범죄자처럼 되어 버린다.

그래서 그냥 안어울리는 "13일의 금요일 2007년판"의 잔혹장면 삭제판 처럼 아류작스럽게 보일 때도 있다.

화학과 가공기술, 유통과 상업에 대한 통찰은 심하게 비중이 적어진다.

결국 제목이 "향수"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다채로운 향수나 향수의 영향과 가치를 설명하는,

정말로 향수에 관한 부분은 많지 않게 되었다.

겨우 더스틴 호프만이 등장하는 잠시의 시간 정도 였다.

 

싹수가 노란 어린 주인공

연쇄살인마 공포물의 평범한 이야기 전개가 아까워지는 또다른 요소는 살인사건의 희생자들이 조금 재미없어 졌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아리따운 젊은 여자들만 줄줄이 죽어나가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향수라는 소재와 더불어 후반부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이다.

이것은 2차 세계대전으로 세상이 바뀌기 전, 여자를 들판에 피어 있는 꽃으로 여긴 옛 사회의 한 측면이다.

여자는 꽃이요, 지나가던 사나이가 그 꽃을 꺾는 다는 옛 문화를 직접적으로 상징하여 풍자하거나 비판하거나

또다른 특징을 드러낼 수 있는 소재였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이런 소재는 좀 묻혀버렸다.

연쇄살인 범죄에 얽힌 내용들을 보여주는 중에, 도시의 발전, 기술의 변화, 종교와 사상의 흐름 등등은

재미난 배경과 흥미로운 풍자로 구체화되었다.

그런데, 살인사건의 희생자들만은, 그런 식으로 개입되는 정도가 훨씬 약하다.

역할이 공포물 희생자이다 보니, 그냥 다른 칼질 공포영화에서 막판 대결과 반전 이전에 죽어나가는 단순한 희생양에 머무는 듯하다.

그나마, 특별히 잔혹한 장면 없이도 영화 전체에 퍼져 있는 변태적인 느낌을 이어간 것이 연결된다는 느낌을 주는 효과는 있다.

잠자는 듯 가만히 누워 있는 희생자들의 아름다운 자태들을 다양한 각도로 묘사해서, 기묘한 느낌을 이어간다.




이 영화의 음악은 신비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성하게 유지한다.

그러면서, 파국적인 느낌에 필요한 장중함이나 거창함도 잘 살리도록 잘 만들어져 있다.

동시에 음악 자체의 곡조가 구슬프고 애절한 느낌으로 되어 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 영화가 신기함에 집중하는 괴기물이라기보다는, 문화의 옛모습과 극단적인 감정을 다루는 심각한 이야기인 듯 보이는 힘을 준다. 앞부분에 보면, 음악을 잘 사용하지 않고, 쿵쿵대는 심장소리를 들리게 해서 긴장감을 높이는 부분이 있다.

음악이 부족한, 이 부분을 보면, 비슷하게 만든 "터미네이터'의 심장소리에 비해 좀 부실해 보인다.

아주 개성적인 음악은 아닐지언정, 그만큼 음악이 차지하는 힘이 상당하다는 뜻일 것이다.

음악 연주는 작곡 자체보다 더욱 훌륭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줄줄이 이어지는 연쇄살인을 박진감있게 묘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살인이 넘쳐나는 가운데, 사회가 혼란에 휩싸이고, 거의 종말론적인 공황에 빠져드는 저주 같은 느낌을 드리워야 한다.

그런 모습을 역동적인 화면으로 짧고 빠른 장면들로 그려내야 한다.

이 부분의 배경음악은 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Murder! Murder!" 같은 곡에 비하면 좀 평범한 편이다.

다른 비슷한 영화음악들과 별차이도 없는 듯 하다.

하지만, 곡의 연주가 상당히 충실해서, 음악은 효과적으로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그래서 "이것은 사람의 짓이 아니라 악마의 짓이니 주교님께 말씀드려 신께 기도하도록 합시다!"

라는 절망적인 제안으로 치닫기에 충분하다.

한편 넓은 들판에서 멀리 떨어진 상대를 냄새로 파악하는 능력을 묘사한 부분은

촬영과 영상 기술이 한계에 부딪혀버리는데, 이 역시 음악이 잘 가려 준다.

 

평화로운 듯 보이는 들판

배우들을 보자면, 주인공의 스승을 연기한 더스틴 호프만과

주인공이 노리는 딸의 아버지 역할을 한 알란 릭맨을 이야기해 볼만 하다.

더스틴 호프만은 이 시대의 향수 장인이라기보다는, 좀 21세기의 갑부 헐리우드 배우 그대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심각한 분위기를 조금도 해치지 않으면서, 그와중에 소소한 웃음들을 자아내는 모습은 상당히 멋지다.

인물이 아주 심하게 놀랐지만, 하나도 안 놀란 척 하는 모습을 하는 것처럼 연기해야 하는 복잡한 도전도 잘 해내고 있다.

알란 릭맨은 워낙에 목소리부터 뚜렷하게 특색이 있는 사람인터라,

위엄있고도 현명한 귀족역할에 처음부터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악랄한 탐관오리나 취향이 괴팍한 맛간 귀족에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딸을 걱정하는 마음에 점차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그 연기 자체는 아주 훌륭하다.

알란 릭맨의 연기 덕택에, 대파국 장면에서 차라리 주인공이 단칼에 죽는 것이

주인공이 개인으로서 존재감을 느끼는데는 도리어 낫지 않았을까하는 역설적인 생각마저 살짝 드리운다.

 

 

 

 

알란 릭맨의 딸 역할인 레이첼 허드우드는 잘 기용되었다.

비슷한 역할의 다른 등장인물들은 적당히 매력적인 배우들로 고용 해 놓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레이첼 허드우드와는 경쟁이 되지 않도록 조절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레이첼 허드우드가 상대적으로 월등히 더 아름다워 보여서,

영화에 꼭 필요한 대단한 미모라는 느낌이 충분히 살렸다는 생각이 든다.



향수 영화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흥행작 소설이 원작이다.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삶 자체도 꽤 호기심을 자아내는 사람이다.

 

소설 "향수"는 1985년 출간 이후 유럽각국에서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장미의 이름"에 맞먹는 인기를 누렸다.

 

작가들에게 끼친 영향도 구석구석 적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 인기 MBC 연속극에서 "절대 미각" 운운하는 소재를 써먹었던 부분들이나,

단편집 "면세구역"에 실린 듀나의 소설 "오발행동"을 볼작시면

 "향수"의 일부와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보인다.

IMDB Trivia에 따르면,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영화화 판권을 넘기면서 1천만 유로,

 

즉 100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받았다고 한다.

역사상 제작된 독일 영화중에 가장 많은 제작비를 들인 영화라는 말도 있다.

주인공은 통칭 "그르누이"로 불리우는데, 영화 자막에서는 보통 "장바티스트"로 이름을 부르고 있다.

종교적인 느낌을 좀 더 살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